7대 종합상사와 정유업체 등 국내 대기업들은 지난해 이후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신규사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그동안 진행해온 해외자원 개발사업도 지분을 매각하거나 참여를 취소하고
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자원개발에 필요한 돈을 빌릴수 없는 형편인데다 자금을
빌릴수 있게 되더라도 부채비율에 걸려 투자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현재 국내 정유사와 종합상사가 석유공사와 함께 참가하고 있는 해외유전및
가스개발사업은 24개국 58개.

지난해말 34개국에 92개과 비교해 무려 10개국 34개 사업이 줄어들었다.

남아있는 사업중 20여개는 현재 사업축소와 지분매각이 진행중이다.

자본 회수기간이 긴데다 성공율이 낮고 대규모 자본이 투자되는 사업특성상
단기적인 현금흐름을 개선하는데 장애가 된다는게 이유다.

국내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했던 아르헨티나 호진토노노 광구
(총투자액 7백80만달러)와 시엔오 광구(1천60만달러)의 경우 추가자금 부담
때문에 개발사업이 중단됐다.

페루 팔엑스 광구(7백만달러)와 호주의 WA227 광구(3백만달러) 등도 사업
종료 절차가 진행중이다.

삼성물산과 LG상사 현대정유 등 국내 4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참여했던
칼다광구 등 이집트 서부사막지대의 5개 석유광구 지분도 지난해 6월
4천만달러에 팔렸다.

추정매장량이 1억배럴로 우량광구인 이들 광구는 정부의 강력한 재무구조
개선 지시에 밀려 매각될수 밖에 없었다.

SK상사도 지난해 페루 79/팔엑스광구에서 철수하고 오스트레일리아 AC/P15
광구 등의 일부지분을 팔았다.

중국 닝샤 자치구의 바이엔징 유전 남부 광구와 페루67 광구 등도 같은
이유로 지분매각이나 사업축소가 추진중이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자원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상황에 비춰 부채비율
을 맞추기 위해 자원개발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내산업의 석유의존도는 60% 이상이며 석유소비량 세계 6위에 이른다.

성원모 한양대 교수는 "일본의 경우 현재 해외에 투자해 개발한 원유
확보율이 16%"라며 "연간 투자액만 7천3백억원으로 한국의 11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종합상사 관계자는 "신규투자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현재 추진중인
프로젝트들도 부채비율 2백% 달성 시한에 쫓길 경우 매각하지 않을 수 없다"
며 "에너지 확보차원에서 투자여건을 조성해 주는 정책이 아쉽다"고 지적
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