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축소 역효과 집중 조명] 군살 빼려다 '약골' 될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의 "부채비율 2백% 이내 축소" 정책의 역효과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95년 2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일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경기회복의 큰 축인 대기업들의 투자는
여전히 풀릴 기미가 아니다.
IMF 이후 중단됐던 해외자원 개발 재개는 기대할수 없는 실정이다.
종합상사들은 파이낸싱을 하지 못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심지어 부채비율을 맞추기위해 조선이나 화학등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알짜 사업마저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모두 부채비율이란 거대한 "벽" 때문이다.
부채비율 정책이 경기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것은 물론 성장 잠재력마저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기업들 사이에선 "부채비율 축소정책은 IMF가 한국 경제에 내렸던
초긴축 처방의 오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여권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IMF 초긴축 처방이 환란을 악화시킨 것처럼 무리한 부채비율 축소 정책이
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투자 애로 =세계 1위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 97년 라인 증설을
계획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가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엔 외환위기에 따른 자금여력 부족으로, 올해는 부채비율 축소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계획하고 있는 투자규모는 4조원가량.
이 가운데 1조4천억원을 반도체 증설자금으로 잡아놓고 있다.
그렇지만 자금조달이 문제다.
4조원 가운데 일부는 그동안 회사 내부에 쌓아둔 자금과 증자자금으로,
나머지는 외부에서 차입해야 하는데 차입할 경우 "부채비율 2백%"에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기순이익과 감가상각액 등을 합친 내부유보액이
5조원 가량이 돼 이 자금을 활용하면 일단 올해는 투자에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앞으로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매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까닭에 외부에서 일정부분을 조달할수 밖에
없으나 돈을 빌리려 해도 부채비율에 걸려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실정은 현대전자 현대자동차 LG-LCD 포철 등 웬만한 기업이라면
모두 마찬가지로 경기회복의 중요한 축인 투자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대그룹에 적용되고 있는 부채비율 2백%가
30대 기업까지 엄격히 적용될경우 설비투자는 7%포인트, 경제성장률은
1.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서정우 국민대교수(경영학)는 "부채비율 2백%를 고수하다보면 자본조달
어려움으로 미래 대규모 사업기회를 상실할수 있다"며 "우리 기업 실정에
맞는 탄력적 정책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 수출 차질 =종합상사와 엔지니어링 업계는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합상사의 경우 제조업체에 대한 완제품 구매대금 선지급, 외상수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등 구조적으로 외부 자금을 많이 쓸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부채비율에 맞추기 위해선 외부 자금 이용이 불가능해 수출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합상사의 영업 위축은 곧바로 수출 타격으로 이어지고 상사를 통해 수출
하는 중소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많은 엔지니어링업계도 마찬가지다.
보통 대형 프로젝트 입찰시 파이낸싱을 공사 수주업체가 담당하는 조건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내부유보 자금이 적은 엔지니어링 업체로선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파이낸싱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부채비율 2백%에 걸려 역시 수주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업체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싱 문제로 공사 수주를 놓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해외자원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지난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대거 매각한 이래 사업재개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역시 필요한 자금을 빌릴수 없게 돼서다.
<> 성장잠재력을 잃는다 =대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알짜기업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미 상당수 기업이나 사업이 외국업체로 넘어갔다.
또 대우는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 일정 지분과 오리온전기 한국전기초자 등
전자업체를 외국기업에 팔기로 했으며 현대도 자산규모가 1조가 넘는 기업
다수를 매각할 방침이다.
기업을 팔면 단기적으론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얻을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외국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성장잠재력을 잃을수
있다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의 무리한 재무구조 개선정책으로 헐값에 서둘러
사업을 매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5년,10년 앞을 바라보는 정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
있다.
지난 3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95년 2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일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경기회복의 큰 축인 대기업들의 투자는
여전히 풀릴 기미가 아니다.
IMF 이후 중단됐던 해외자원 개발 재개는 기대할수 없는 실정이다.
종합상사들은 파이낸싱을 하지 못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심지어 부채비율을 맞추기위해 조선이나 화학등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알짜 사업마저 헐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모두 부채비율이란 거대한 "벽" 때문이다.
부채비율 정책이 경기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것은 물론 성장 잠재력마저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기업들 사이에선 "부채비율 축소정책은 IMF가 한국 경제에 내렸던
초긴축 처방의 오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여권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IMF 초긴축 처방이 환란을 악화시킨 것처럼 무리한 부채비율 축소 정책이
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투자 애로 =세계 1위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 97년 라인 증설을
계획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가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엔 외환위기에 따른 자금여력 부족으로, 올해는 부채비율 축소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가 계획하고 있는 투자규모는 4조원가량.
이 가운데 1조4천억원을 반도체 증설자금으로 잡아놓고 있다.
그렇지만 자금조달이 문제다.
4조원 가운데 일부는 그동안 회사 내부에 쌓아둔 자금과 증자자금으로,
나머지는 외부에서 차입해야 하는데 차입할 경우 "부채비율 2백%"에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기순이익과 감가상각액 등을 합친 내부유보액이
5조원 가량이 돼 이 자금을 활용하면 일단 올해는 투자에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앞으로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매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까닭에 외부에서 일정부분을 조달할수 밖에
없으나 돈을 빌리려 해도 부채비율에 걸려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실정은 현대전자 현대자동차 LG-LCD 포철 등 웬만한 기업이라면
모두 마찬가지로 경기회복의 중요한 축인 투자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대그룹에 적용되고 있는 부채비율 2백%가
30대 기업까지 엄격히 적용될경우 설비투자는 7%포인트, 경제성장률은
1.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서정우 국민대교수(경영학)는 "부채비율 2백%를 고수하다보면 자본조달
어려움으로 미래 대규모 사업기회를 상실할수 있다"며 "우리 기업 실정에
맞는 탄력적 정책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 수출 차질 =종합상사와 엔지니어링 업계는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합상사의 경우 제조업체에 대한 완제품 구매대금 선지급, 외상수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등 구조적으로 외부 자금을 많이 쓸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부채비율에 맞추기 위해선 외부 자금 이용이 불가능해 수출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합상사의 영업 위축은 곧바로 수출 타격으로 이어지고 상사를 통해 수출
하는 중소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많은 엔지니어링업계도 마찬가지다.
보통 대형 프로젝트 입찰시 파이낸싱을 공사 수주업체가 담당하는 조건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내부유보 자금이 적은 엔지니어링 업체로선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
파이낸싱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부채비율 2백%에 걸려 역시 수주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엔지니어링업체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싱 문제로 공사 수주를 놓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해외자원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지난해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대거 매각한 이래 사업재개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역시 필요한 자금을 빌릴수 없게 돼서다.
<> 성장잠재력을 잃는다 =대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맞추기 위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알짜기업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미 상당수 기업이나 사업이 외국업체로 넘어갔다.
또 대우는 대우중공업의 조선부문 일정 지분과 오리온전기 한국전기초자 등
전자업체를 외국기업에 팔기로 했으며 현대도 자산규모가 1조가 넘는 기업
다수를 매각할 방침이다.
기업을 팔면 단기적으론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얻을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외국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성장잠재력을 잃을수
있다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의 무리한 재무구조 개선정책으로 헐값에 서둘러
사업을 매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5년,10년 앞을 바라보는 정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