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들의 영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는 것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일부 은행은 아예 신규대출 및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한빛은행 홍콩지점 관계자는 "한국계 은행들에 대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대출이 활성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홍콩에 진출해 있는 국내은행들은
차입이 아직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시티은행 체이스맨허튼은행 도이체은행 등 일부 외국계은행만 신규
차입한도(머니마켓라인)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외국계은행도 6개월이상 중장기자금 대출을 일체 꺼리고 있으며
금리도 리보+2.5% 수준의 고금리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현지법인 관계자는 "현지법인들은 본점과는 다른 별개의 조직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차입여건이 더 나쁘다"고 설명하면서 IMF 이전과 같은
차입을 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신규차입이 회복되지 않자 한국계은행들은 <>유가증권 투자
<>신디케이트론 등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다만 국내기업 등을 상대로 한 무역금융(신용장 개설)에만 치중하는 형편
이다.

약 7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갖고 있는 한빛은행은 자산중 70% 정도가 무역
금융이다.

이에따라 한국계은행 홍콩지점이나 현지법인들은 작년 대규모적자를 기록
했다.

특히 대손충당금을 국제기준에 맞춰 적립하다보니 적자규모가 더 커졌다.

게다가 한국계은행들은 지난 97년 파산한 홍콩 페레그린은행으로부터 약
5% 수준의 정산배당금만 받게돼 상당규모의 거액대출을 떼이는게 불가피
해졌다.

페레그린에 대해 한국계은행들은 은행당 수백만달러씩 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홍콩의 불황까지 겹쳐 한국계 은행들의 영업위축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홍콩에는 15개의 한국계은행 지점과 현지법인이 있다.

< 홍콩=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