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과열 여부를 둘러싼 재경부와 시장의 줄다리기는 일단 재경부의 판정패
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증시진정 발언이 주가 폭락사태로 이어지자 혼비백산한 쪽은 당사자인 재경
부 당국자.

벌집을 잘못 쑤셨다가는 오히려 코가 깨지게 된다는 심각성을 깨달은 때문
이다.

학계에서도 "증시만 보고 섣불리 금리를 건드렸다가는 경제의 밑그림이
망가지고 말 것"이라며 비시장주의적인 발상을 질타했다.

어쨌거나 정부가 끄집어낸 증시과열 논쟁 덕분에 증시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법.

주가는 다시 시장논리를 찾아 제 갈 길을 가게 됐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