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백만달러.

윈조이레포츠의 이선구(48)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이 어려운 요즘 인터넷
홈페이지 하나 덕분에 한꺼번에 이같은 금액의 주문을 따냈다.

이 사장은 지난 2월초부터 한국경제신문사.중소기업청.중소기업진흥공단.
정보통신부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개설한 "글로벌 마켓"을 통해 이런
엄청난 황금알을 낚아챘다.

지난 3월23일 아침 이 사장은 출근하자마자 1만개 중소기업 홈페이지인
글로벌 마켓의 e메일인 @smipc.or.kr을 열어보곤 크게 놀랐다.

윈조이가 생산하는 펀테이블 1백만달러어치를 공급해줄 수 있느냐는
인콰이어리가 들어와 있었기 때문.

미국측 회사는 당장 캐털로그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사장은 즉시 인터넷을 통해 캐털로그를 전달했다.

4월 1일 캐털로그를 검토하고 신용조사를 마친 미국측은 이 펀테이블을
매월 1백만달러어치씩 1년간 1천2백만달러어치를 보내 달라고 요청해 왔다.

펀테이블이란 작은 테이블에 포켓볼 볼링 체스 바둑 등을 10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용 식탁.

지난해 이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불스아이사에 9만달러어치의
테이블을 수출하는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나흘씩 두번이나 현지출장을 가야
했다.

캐털로그를 보내고 신용장을 받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이번엔 사무실에 앉아서 거대한 양의 수출을 따낸 것.

그는 "드디어 세상이 전자상거래시대로 바뀐 걸 알게 됐다"고 토로한다.

그의 행운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5만달러어치의 인콰이어리가 또
도착한 것.

이 때문에 이 사장은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윈조이의 경기 이천공장에선 월 40만달러 어치만 생산할 수 있다.

넘쳐나는 주문을 외주하기 위해 관계회사를 물색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 사장에게만 이런 주문이 들어오는게 아니다.

글로벌 마켓을 통해 미국 독일 인도 등의 해외바이어들이 줄지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프리카 베냉의 소지멕스사(대표 우룸 유카)는 합작투자할 한국기업을
찾는다.

인도 뉴델리에 있는 컴파크 인터내셔널(대표 베쉬 자딘)은 "무선전화기를
5백개씩 보내줄 것"을 요청해 왔다.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스포츠마크트사의 마케팅담당자인 앨리사 쉬디씨는
"지금까지 중국과 대만에서 수입해 오던 스포츠용품을 한국에서 구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만개 중소기업 홈페이지 무료제작" 사업에 신청한 중소기업은
모두 3천7백84개사.

이들중 1천4백64개사가 자료를 제출했으며 2백25개사가 홈페이지 제작을
마쳤다.

윈조이레포츠도 이들처럼 새로 홈페이지를 개설한 업체.

이 회사처럼 앞으로 글로벌 마켓을 통한 해외주문 수주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인다.

< 이치구 기자 rh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