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씨 후보사퇴 파문으로 여야간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30일 열린 국회
상임위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채 국회 행정자치위원
회 전체회의를 열어 여야간 쟁점법안인 정부조직법을 상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실력저지에 나서 단독처리는 불발에 그쳤다.

이에따라 여당은 행자위 전체회의를 5월3일 다시 열어 정부조직법 통과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에앞서 열린 국방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법안심사소위도 여당 단독으로
열렸다.

한나라당은 고승덕 변호사가 납치 됐다며 소위에는 불참하고 전체회의에
법안을 상정하는 것은 실력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워 충돌이 빚어졌다.

국민회의 손세일, 자민련 강창희, 한나라당 이부영등 3당 총무는 시내에서
비공개회담을 갖고 정부조직법 개정안등 임시국회 운영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회 행정자치위 야당측 간사인 이해봉 의원과 이부영 총무는 점심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무원 외부 임용과 대통령 직속 중앙인사위원회 설치
등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자기네 사람들을 공무원에 앉혀 정권기반을
다지려는 대표적인 악법"이라고 규정하고 "고승덕 후보사퇴 문제와 무관하게
독소조항을 갖고 있는 정부조직법의 통과를 실력저지 하겠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원범 위원장과 자민련 간사인 박신원 의원을 감금하다시피해
회의 자체를 봉쇄하려 했다.

이에 국민회의 간사인 이상수 의원이 사회를 보며 법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곧바로 정회했고 실력저지가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 협의를 통해 이날은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기로 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