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하버드대 요피 교수/MIT 쿠스마노 교수 제시 >

<> 원리2 :유연하라. 그리고 자신보다 강한 자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물러나라.

유도 선수는 항상 기습공격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치명상을 입기 전에 어떻게 그 공격을 피하느냐 하는
것이다.

작전상 후퇴하는 시기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강한 힘에 대항하기보다는 한발 물러나 상대적으로 약한 자신이
오래 버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스케이프의 경영진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매우 능숙하게 대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격을 피하는 동시에 콘텐츠등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넷스케이프는 강한 적과 싸울 때 휘어질 수 있는 유연성의 중요성을
확실히 깨닫지 못했다.

처음 MS가 공격했을 때 넷스케이프는 피하기보다 대결을 선택, 전력을
소모해 버린 것이다.

결과는 넷스케이프의 참패로 나타났다.

넷스케이프는 96년 10월에야 MS의 기술과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

반면 MS는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를 민첩하게 처리했다.

MS의 실수는 인터넷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혼자서는 인터넷 표준을 바꾸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인터넷을 인정함으로써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주게 된다.

MS는 자바를 포함한 수많은 인터넷기술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넷스케이프의 많은 기술을 과감히 채택하는 유연성을 보여주었다.

MS가 보여준 가장 놀라운 유연성은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MSN)를 서비스
시작 몇 달도 안돼 도려내려한 점이다.

MSN은 무료로 고객을 확보할수 있어 아메리카온라인(AOL) 등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자사의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판촉이 MSN의
우위를 지키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윈도95 데스크톱에 AOL 아이콘을 올리기로 했고 이로 인해
넷스케이프는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된다.

이 덕에 MS는 IE의 고객중 약 16%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 원리3 :상대방의 체중과 힘을 역이용하는 지렛대의 원리를 활용하라.

빠른 이동과 유연성은 유도전략의 필수 요소다.

그러나 민첩함과 부드러움은 단지 상대방이 반격하기 전에 선제공격 할수
있는 기회를 갖는 시간을 벌게 할 뿐이다.

초기대결에서 살아남는 것 이상의 무엇을 원한다면 상대를 무력화시켜야
하고 그를 때려 눕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렛대 작용, 즉 상대의 체중과 힘을 역이용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넷스케이프가 MS와의 경쟁에서 이용한 첫번째 지렛대는 윈도3.1이나 도스
같은 MS의 기존 제품이다.

MS의 가장 큰 자산인 PC운영체계의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그것이 오히려
MS의 짐이 되도록 한 것이었다.

MS는 IE와 윈도를 묶어 판매함으로써 엄청난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네비게이터를 불필요한 제품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함정이 있었다.

IE의 최신 버전은 MS의 최신 운영체계에서만 작동되도록 만들어져 MS의
기존 시스템 사용자들(대부분 기업고객)을 엄동설한에 밖으로 내쫓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

넷스케이프는 이를 기회로 활용했다.

현재 사용중인 3억대의 PC가운데 3분의 1만이 윈도95를 사용한다.

나머지 3분의2는 다른 것을 쓰고 있으며 이들은 넷스케이프의 잠재고객이다.

두번째 지렛대는 이질적 컴퓨팅환경이다.

윈도뿐만 아니라 유닉스등 다양한 운영체제가 사용되고 있으나 MS는 윈도만
지원해왔다.

MS가 유닉스 시스템용 IE를 내놓았으나 넷스케이프에 대항할 수는 없었다.

넷스케이프가 활용한 세번째 지렛대는 MS가 독점적으로 소유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MS만이 새로운 기술을 추가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같은 독점을 위협했다.

인터넷 관련 기술은 공개돼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응용할수 있다.

MS는 자신의 기술을 공개할수 없었다.

개방할 경우 자신의 사업 틀을 파괴하기 때문이었다.

넷스케이프는 개방형 표준을 더욱더 촉진시킴으로써 MS를 수세에
몰아넣었다.

개방이라는 기치아래 넷스케이프는 실제로 자사의 모든 혁신적인 제품들을
다른 개발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소유성 기능을 교묘하게 자사의 제품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넷스케이프는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일반 재화가 되는 것을 방지하면서
"개방"이라는 상표를 붙일 수 있었다.

98년 초 넷스케이프는 극적인 방법으로 더 큰 지렛대를 찾으려 했다.

차세대 제품인 커뮤니케이터 5.0의 소스 코드를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이다.

모든 소프트웨어 제품의 핵심인 소스코드를 공개한다는 것은 코카콜라사가
코카콜라 제조기법을 밝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회사들은 넷스케이프의 작품을 이용해서 자신의 제품을 만들고
유통시키고 판매하면 되는 것이었다.

소스 코드를 공개한다는 것은 전통적인 유도 전략이다.

MS와 직접 상대할 수 있는 힘이 없었기 때문에 외부 자원을 끌어들여
인터넷에 연결된 수많은 프로그래머들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
연구개발조직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MS가 이같은 전략을 실행하기는 힘들다.

만약 IE의 소스 코드를 공개한다면 독점기술인 윈도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 정리=정건수 기자 ks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