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 "점심시간" 논쟁이 일고 있다.

현물시장은 오후 12시부터 1시30분까지 장을 쉬는 반면 선물시장은 휴장
없이 계속 거래되고 있는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선물업계가 가격왜곡을 방지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르기 위해 현물시장의
점심시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현물업계에서는 거래량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만큼 당장 제도를
바꿔 혼란을 줄 필요가 없다고 반박한다.

재경원도 선물담당부서와 현물담당부서간에도 의견이 엇갈려 쉽게 조율이
안되고 있는 상태다.

선물업계에서는 선물과 현물이 한몸처럼 거래되는데 한쪽만 휴장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선물가격이 급변할 경우 외환시장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선물업계는 또 현물시장 마감시간에 맞춰 선물시장도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열고 있으나 현물시간이 점장을 폐지, 거래시간을 단축하면 선물시장
개장시간도 줄여 결제지연 등에 따른 투자가들의 불편도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제도가 취약한 일본을 제외하고 휴장했다가 다시 장을 여는 시장이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선물업계는 강조했다.

반면 현물업계에서는 선물시장의 거래대금이 적어 가격왜곡 등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반박한다.

또 국내외환시장이 무역업체를 지원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장 마감시간을
늦추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일축한다.

이에 대해 재경원의 담당부서간에도 의견이 다르다.

선물시장을 담당하는 증권제도과에서는 당연히 점심시간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물시장을 담당하는 외화자금과에서는 선물업계가 점심시간을
만들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현물시장은 쉬고 선물만 거래하는
것은 기형적 구조"라고 지적하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