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이틀째인 26일 선물시장은 극도의 거래 부진상태에 빠져 들었다.

오후4시 현재 금선물의 경우 단 한건의 체결건수가 없었다.

미국달러의 콜옵션과 풋옵션 역시 최근월물 2종목을 제외하면 거래가 전무
했다.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선물과 미국달러선물도 첫날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체적으로 5백계약에도 미치지 못했다.

선물업계는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시장조성용 주문을 제대로 안내는
회원사가 어딘지 찾는 등 사분오열하고 있다.

B선물회사 사장은 "이번주까지 회원사당 매일 40계약의 거래를 체결시키기로
약속했었다"며 "회원사 물량만 해도 4백40계약은 돼야 하는데 일부 선물
회사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선물거래소도 각 선물회사마다 전화를 걸어 주문을 내 달라고 사정하는 등
거래량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용증권을 증거금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상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금융계의 평가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기관투자가중 누가 현금을 찾아서 선물투자를
위한 증거금으로 내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용증권 활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 CD 금리선물 =첫날에 이어 강세를 보였다.

전날보다 0.01포인트 하락으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일부 기관과 선물회사의
시장조성용 주문이 들어오며 가격을 회복했다.

오후4시 현재 0.07포인트 오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장중한때 94.38까지 치솟기도 했다.

CD 금리선물이 연일 강세를 보이는 것은 향후 CD현물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아서이다.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와의 스프레드(금리차)가 아직도 1백bp정도 벌어져
있는데 91일짜리 CD금리와 3년짜리 국고채간 스프레드가 30bp 수준에 불과해
CD금리가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는게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아 적극적 참가를 꾀하는 투자자는 없었다.

<> 미국달러선물 =미국 달러화 가치가 큰 폭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달러당 1백19엔대 중반에서 마무리된 엔달러현물 환율이 이날
들어 도쿄시장에서 1백18엔대로 떨어진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

또 금융기관과 기업체의 달러 "팔자" 물량이 많이 쌓여 있는 것도 선물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오후4시 현재 5월물 미국달러선물의 가격은 1천1백85원 수준으로 전날보다
5원이상 하락해 있다.

그러나 현물시장에서 미국달러가 1천1백85원대 수준에서 매도및 매수호가가
나오고 있어 선물가격이 다소 낮은 감이 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 미국달러옵션 =미국달러의 현물 및 선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풋옵션
의 프리미엄은 오르고 콜옵션의 프리미엄은 다소 하락했다.

오후4시 기준 5월물 풋옵션 (종목명 1175)의 경우 2.50포인트, 종목 1200의
경우엔 5.00포인트 상승해 있다.

그러나 거래 자체가 1백계약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형성된 가격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 금선물 =오후4시 현재 단 한건도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

선물회사의 무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대형 종합상사의 경우 관심은 있으나 유동성 문제와 대용증권 문제를 들어
시장참가를 꺼리고 있다.

아직까지 일본의 도쿄공업품거래소(TOCOM) 등 해외 시장을 이용하는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의 금의 현물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도 금선물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막고 있다.

또 국내 유통되는 금의 90% 정도가 밀수된 금이어서 선물시장의 제기능을
할수 있느냐는 비관적 견해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