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 94년 4월
<> 자본금 = 1백35억원(미국 머크사 1백% 출자)
<> 본사 = 서울 여의도 유화증권빌딩
<> 공장 = 시화공단
<> 종업원 = 1백65명(여성이 45%)
<> 생산제품 = 고혈압 고지혈증 골다공증 치료제 등
<> 매출 = 1백55억원(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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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은 환자를 위한 것이지 회사의 이윤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국엠에스디의 사장실에는 이런 글귀의 액자가 걸려 있다.

카탈로그에도 같은 내용이 페이지마다 실려 있다.

한국엠에스디는 미국 최대 제약업체인 머크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한국내
현지법인.

머크의 창업자인 조지 머크의 어록이 경영철학으로 굳어져 전세계 60여개국
에 있는 현지법인에 적용된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위한 조직체.

그런데도 이윤은 뒷전이고 환자를 위해서 사업을 한다는 구호는 위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머크가 전세계에서 지난해 2백69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순이익만
52억달러를 거둬들인 기업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회사측 설명을 들고 나면 이런 오해는 점차 풀리기 시작한다.

신약개발에는 보통 12년이 걸리고 5억달러가 투자된다.

또 화학물질 1만개를 합성해도 이중 의약품으로 출시되는 것은 1개에
불과하다.

엄청난 노력과 경비가 든다.

따라서 제약업체는 유혹에 빠질수 있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어떻게든지 검사기준을 통과해 제품화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머크는 다르다.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조그마한 문제가 있어도 과감하게 폐기
처분한다는 것.

인간사랑 정신을 실천하다보니 좋은 약품을 내놓게 되고 이윤은 결과적으로
따라오게 된다는 설명이다.

산.학 협동을 통해 개발한 스트렙토마이신의 독점 특허권을 양도해 결핵퇴치
에 나선 것이라든지, 실명을 유발하는 기생충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전세계
2천만명에게 무상 지원한 것도 머크의 발자취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다는 경영이념에 근거한 것이다.

포천지에 의해 7년연속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머크가 개발한 약품은 대부분 전문의약품이어서 일반인에겐 낯설다.

고혈압 우울증 관절염 녹내장및 에이즈치료제 등.

이중 한국엠에스디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골다공증치료제등 11개 품목을
생산한다.

머크의 한국진출은 94년에야 이뤄졌다.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모두 진출한 뒤였다.

늦게 들어온 것은 한국적 경영풍토와 관계가 있다.

그전까지는 지식재산권이 잘 보호되지 않았고 납품과 관련해 랜딩비와
리베이트등 부패도 많았기 때문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부정부패 척결을 선언하자 한국내
투자를 결심한 것.

무능한 영업직원은 해고하지 않지만 도덕기준을 어긴 직원은 가차없이
자른다는게 회사의 철칙이다.

사원을 뽑을 때도 실력보다는 회사의 가치관을 구현할수 있는지를 테스트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정도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관은 정직 개방성 팀워크 상호존중 최첨단 책임감등
여섯가지.

대신 돈을 쓸 때는 쓴다.

한국의 의학발전을 위한 사업이나 공중보건 장학사업등에는 과감하게
지원한다.

그것도 영업직원이 혼자 결정해 시행한다.

심장의 날 행사에서의 무료검진처럼 1천만원대가 드는 행사도 윗사람의
결재없이 실무직원이 기획해 실행하고 있다.

조직단계가 단순하고 권한이 철저히 담당자에게 이양돼 있어서다.

한국엠에스디의 작년 매출은 1백55억원.

한국진출후 아직 이익을 내지 못했다.

초기투자하는 단계다.

올 매출목표는 2백50억원, 5년뒤에는 1천6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품질의 우수성에 대해 확신하는 만큼 매출신장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이 회사가 한국내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단 한가지.

외국인 투자법인중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