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한 우승소식이 이처럼 잇따를수 있을까.

25일은 한국에 골프가 들어온 이래 최고의 경사가 겹친 날.

한국프로들은 그들이 나가있는 세계각국투어에서 모두가 우승하거나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아침엔 김미현의 선전이 첫 전파를 타며 골프계를 들뜨게 했다.

그리고 오후 3시쯤엔 구옥희의 우승 소식이 전해지며 낭보를 이어 나갔다.

가장 가슴 졸인 대회는 최경주의 기린오픈.

최는 첫 해외대회 연장전이란 지상최대의 압박감 속에 드디어 오후 4시10분
쯤 최종 우승드라마를 한국에 선사했다.


최경주(29.슈페리어.88CC)의 기린오픈 우승은 한편의 연장 드라마였다.

그것은 97년 김종덕의 이대회 정상에 이어 2년만의 쾌거였다.

일본투어에서 한국남녀가 동시우승하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최는 25일 이바라키G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버디3 보기3개
로 이븐파 71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백4타.

이날 4언더파로 솟구쳐온 지브 밀카 싱(인도)과 동타였다.

18번홀(파4)에서 연장전이 시작됐다.

싱은 드라이버를 빼들었고 최는 스푼으로 티샷을 했다.

승리의 여신은 최경주편이었다.

싱의 세컨드샷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그는 결국 3온2퍼팅으로 보기.

최는 2온후 4m거리의 내리막라이를 차분히 2퍼팅으로 마무리했다.

해외대회 첫승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이 대회는 3라운드가 폭우로 취소돼 54홀경기로 치러졌다.

최는 최종일 4타 여유를 갖고 출발했었다.

우승상금은 1천5백만엔(약 1억5천만원).

최는 우승으로 프로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2년동안 일본투어 풀시드를 받게
됐다.

일본에서 활약하게 될 남자골퍼가 김종덕 모중경에서 세 사람으로 늘어났다.

한국남자선수가 일본 정규대회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다섯번째다.

41년 연덕춘, 72년 한장상프로가 일본오픈에서 우승했으며 김종덕은 97
기린오픈에 이어 지난3월 시즈오카오픈에서 챔피언이 됐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