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민영화 본계약이 체결
되면 외국은행의 시장점유율은 1~2년내에 1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위원장은 24-25일 강원도 문막 오크밸리에서 열린 은행 비상임이사
연찬회 강연에서 "2000년대에는 외국계은행의 국내진출과 예금보험 대상
축소로 은행들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며 "앞으로 2~3년 내에 은행간
통합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행사는 은행연합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으로 은행의 이사회
구조를 선진화하지는 취지에서 1백여명의 비상임이사들을 초청한 것으로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외국은행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은행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
도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규제완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은행간
차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은행지배구조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길진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대학원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92년 미국
GE의 이사회가 경영부진을 이유로 최고경영자를 파면시킨 것은 비상임 이사들
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은행의 비상임이사들이 이사회혁명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장하성 교수(고려대)는 "은행의 이사회는 기업과 투자자를 보호
하는 파수꾼"이라며 "소액주주들이 가질수 있는 모든 권한을 비상임 이사
한사람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맥킨지의 로버트 펠톤 한국지사장은 "이사회는 주주를 대신해서 경영진을
감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비상임 이사들에게 스톡옵션(주식매입
선택권)을 주고 책임보상보험에도 가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선 중앙대 교수도 "IMF 경제위기는 지배구조의 결함과 실패 때문"이라며
"비상임 이사들이 주주처럼 행동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주식보유를
의무화하거나 스톡옵션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 성하웅 팀장은 "비상임 이사들이 제역할을 할수 있도록 지원
하기 위해 올해초 기획했던 행사"라며 "정부도 비상임이사들의 활동을 계속
지원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