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내각제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자 여야가 그 배경과
진의 파악에 나서는 등 정국이 내각제 공방으로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경식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5일 "현 대통령 중심제 정치체제로 도저히
곤란하다는 판단이 들 경우 내각제를 검토할수 있다"며 "이는 이회창 총재의
뜻"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같은 얘기가 나온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각각
상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균환 국민회의 사무총장은 "정치개혁 입법시한이 다음달로 다가왔는데
그같은 말이 나온 것은 개혁입법을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뒤
"여여간 공조를 깨뜨리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현욱 자민련 사무총장은 국민회의측을 의식, "한나라당의 의도가 무엇인지
좀 더 파악해 봐야겠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이양희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21세기를 앞두고 내각제를 검토하려는 움직임
을 보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간략하게 논평했다.

한편 한나라당측은 당내 파장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언론이 확대 해석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대통령
중심제에 대한 총재의 근본생각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제론자인 김덕룡 부총재측은 최근 김 부총재가 "내각제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