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청와대정무수석은 22일 "지역분할구도를 깨고 국민으로부터 불신받는
정치구조를 혁파하기 위해서는 큰 틀의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날 오전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린 국민대 정치대학원 총동문회
초청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김대중 대통령이 지역분할구도를 깰수
있도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창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수석은 또 "단순히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합당하는 것은 정책과 이념
중심의 정계개편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면서 "합당보다는 새로운
정치형태로의 창당이나 정계개편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계개편 시기에 대해서는 "16대 총선 이전이나 이후가 될 수도 있고,
내각제 논의가 매듭지어지는 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선거구제 변경 등 정치개혁 작업과는 별도로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주목된다.

그러나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개인 의견이며 창당이나 정계개편같은 것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어 "한나라당 내에도 (여당과)이념과 정책을 같이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면서 "정계개편이나 새로운 형태의 창당은 젊은 층과 여성수혈
에 대비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그러나 자민련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서는 "내각제나 다른 정치
현안들을 봉합하는 형태의 합당은 21세기로 나아가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내각제 문제와 관련, "정국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며
국가에 걸맞고 국민들이 원하는 권력구조가 무엇인지를 고려해 선택할 문제"
라고 말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