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01년 고종의 시의로 한국에서 4년 남짓 머물렀던 독일 의사 리하르트
분쉬 박사가 당시 기록해둔 일기와 편지 등을 책으로 엮었다.

낯선 땅에서 고향에 있는 부모와 연인을 떠올리며 써내려간 분쉬 박사의
개인적인 글이지만 구한말의 정치 사회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사료적
가치도 매우 높다.

고종때 개통된 서울~제물포간 철로의 모든 역명과 열차의 출발및 도착시간,
소요 시간까지 상세하게 적혀있을 정도다.

가난한 서민들을 위해 의료 봉사 활동을 하며 느낀 점과 궁중에서의 생활,
외세의 위력에 흔들리는 한국 정부의 모습을 지켜보는 감회 등이 차분하게
정리돼 있다.

귀한 사진 자료도 여럿 실었다.

(김종대 역, 학고재, 9천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