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3억원.

94년 1백8억원.

97년 8백50억원.

98년 1천2백억원.

"신기한 한글나라"로 잘 알려진 유아교육전문업체 한솔교육의 매출액 성장
추이다.

8년만에 4백배 성장 신화를 만들어냈다.

전국 각 지점(지사)의 실적까지 합칠 경우 매출액은 1천8백억원 정도.

연간 6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유아교육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같은 성적표는 "발상의 전환" 때문에 가능했다.

"한글은 저절로 깨치는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고 대신 "한글은 가르치는
것"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초등학생과 고교생 중심의 학습지 시장에서 유아시장이라는 틈새를 개척한
것도 효과를 봤다.

한솔교육의 "신기한" 얘기는 매출액에서 끝나지 않는다.

경영방식과 직장문화도 독특하다.

토익점수보다 봉사활동 경력을 더 중시한다.

사회봉사활동을 하지 않고서는 입사도, 승진도 안된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사회봉사활동 경력이 있는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준다.

사회봉사활동을 학점으로 인정, 승진.승급하려면 일정 학점 이상을 채워야
한다.

특히 사원들이 기부금을 모아 전달할 경우 그 기부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액수를 회사가 기부해주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비례보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솔교육은 "여성 천국"이기도 하다.

대표이사를 뺀 이사급 임원 10명중 4명이 여성이다.

중간급 간부 자리의 상당수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신입상담교사가 되면 의무적으로 여성학 교육을 받는다.

기존 직원들도 승진이나 승급하려면 여성학을 이수해야 한다.

신입사원 채용방식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1차 서류전형에서 성적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동아리활동이나 봉사활동 경력, 졸업증명서만 내면 된다.

2차 전형인 면접은 더 파격적이다.

임원은 배제한채 평사원들로만 면접관을 구성한다.

직원이 직원을 뽑는 셈이다.

면접단 구성도 사내 공모를 통해 한다.

변재용(44) 대표이사는 "가급적 빨리 전문경영인을 육성해 과감하게 경영권
을 넘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전주 북중학교와 서울고를 거쳐 지난 81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유신에 저항하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1년간 옥고를 치뤘다.

82년 한솔교육의 모태인 "영재수학연구회"를 창립하면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솔교육은 현재 "신기한 한글나라" "신기한 아기나라" "신기한 영어나라"
등을 내놓고 있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