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짝만 바꿔 보세요. 비싼 새 부엌가구 못지 않습니다"

이승주(46)씨가 서울 수유동에서 운영하는 "요리가구 조리가구"는 부엌가구
리폼점.

말 그대로 낡고 불편한 주방가구를 고쳐주는 곳이다.

일반 가구업계에서는 리폼이 활발한 편이지만 부엌가구 리폼을 시도한
업체는 이 곳이 처음이다.

"부엌가구중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퇴색돼 볼품없이 변하는
부분이 문짝입니다. 문짝만 교체하면 새 것같은 분위기가 나지요"

이씨는 부엌을 고칠 때마다 멀쩡한 싱크대까지 뜯어 버리는 것을 보고
부엌가구 리폼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몸체는 멀쩡한데도 문짝과 상판이 낡고 빛이 바랬다는 이유로 전체 가구를
교체하는 것이 낭비로 여겨졌던 것이다.

"아침에 출근했다 저녁에 퇴근한 남편이 순식간에 바뀐 부엌을 보고 화를
냈대요. 비싼 부엌가구를 사전상의없이 왜 들여놨느냐는거죠. 하지만 싼
가격에 문짝만 바꾼 걸 알고 나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의 말대로 부엌가구 리폼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가격.

35평형 아파트의 경우 목재 표면에 PVC 처리를 해 방수효과를 낸 LPM이나
문짝등 저가품을 사용하면 30만원선에서 시공이 가능하다.

고광택 표면처리를 한 하이그로시나 도장제품 등 중가품을 사용하면
45만~50만원선이며 원목같은 고가품을 써도 80만원안팎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면 새 부엌가구의 절반 가격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부엌가구는 붙박이입니다. 이사갈 때 떼어갈 것도 아닌데 비싼 새 것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죠. 게다가 원자재도 절감하고 자원도 재활용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이씨가 사업을 시작한지는 이제 두달남짓.

아직은 홍보가 부족한 상태지만 요리가구 조리가구에서 부엌가구를 리폼한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월 25건정도의 주문이 들어온다.

월 매출은 1천2백만~1천3백만원정도.

여기서 재료비와 인건비를 제하고 이씨 손에 떨어지는 순이익은 2백50만원
가량이다.

그는 지역정보지 광고와 월간지 홍보 등을 통해 요리가구 조리가구를 알리는
한편 이삿짐센터, 부동산중개업소등과 연계해 활발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씨의 창업비용은 점포보증금 5백만원에 전시용 견본문짝 1백만원, 본사
보증금 1백만원 등을 합쳐 모두 7백만원이다.

부엌가구 리폼사업을 시작하려면 체인본사에서 2~3일간 문짝을 다는 데
필요한 드릴 사용법과 상판교체방법 등을 배우면 된다.

문의 (02)945-8000, 080-4567-4567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