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20일 대한항공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한항공기 추락사건으로 국가의 이미지가 떨어졌기 때문에 경영을 개선
하라는 차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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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능력없는 오너 경영인은 물러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대두된다.

이는 기업경영과 노사문제에 대해 "자율"과 "타협"을 내세워 왔던 예전의
화법과는 사뭇 다르다.

대통령은 언론보도를 인용, "대한항공은 잘못된 오너 경영의 표본적 케이스"
라거나 "경직된 권위주의적 경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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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한항공은 경영체제에 일대 혁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상황에 따라선 이런 변화가 대한항공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도 있다.

국무위원들에게 "오너체제가 이익위주의 권위주의적 경영으로 흘러 충분한
인력과 우수한 인재확보를 소홀히하고 있는 것을 규명하고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한 대목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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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김 대통령은 최근 5대그룹도 워크아웃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최근들어 재벌에 대한 발언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이다.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