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부터 시작된 투신 증권사로의 자금 대이동은 이달들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이미 7조원을 넘었다.
투신사 주식형수익증권 잔액도 14조원을 돌파했다.
주식관련 상품의 자금흡인력은 가히 폭발적인 양상이다.
반면 은행 종합금융등 금융기관 예금의 위축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판매한 은행 단위형금전신탁이 분발하고는 있지만 증권관련
상품이긴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은행 수신을 떠받치던 저축성예금도 잇따른 금리인하로 시중자금을
붙들어 매는데는 역부족인 기미가 역력하다.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 가장 돋보인 금융권은 역시 투신사다.
투신사 주식형 수익증권은 열흘새 1조7천1백87억원 늘었다.
지난 3월 한달동안의 증가액 2조1천1백73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주식간접투자시대가 무엇인지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공사채형 수익증권도 단기형을 중심으로 시중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신MMF(머니마켓펀드)는 열흘동안 6조6천5백77억원 늘었다.
장기공사채형 수익증권도 3조4천4백80억원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저금리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관과 거액 자금을 가진
개인들이 다시 공사채형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지난 14일 현재 7조1천1백45억원에 달하고 있다.
개미군단들이 증시에 몰려들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5대그룹에 대한 워크아웃가능"발언이 터져나온 터라 증시의
상승속도가 지속될지는 아직 의문이다.
은행 저축성예금은 이달들어 10일까지 1조6천9백63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1일부터 10일까지 3조2천3백41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의 둔화를 체감할 수 있다.
금리인하로 은행에 대한 예금매력이 급격히 감퇴하고 있는 탓이다.
은행금전신탁은 열흘동안 1조2천8백80억원 줄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물론 여기엔 단위형금전신탁 판매액이 포함되지 않았다.
단위형 금전신탁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금전신탁등 기존
신탁상품의 위축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자금대이동이 이달에도 계속될지 여부는 주가흐름에 달렸다.
국내외 악재는 없다.
그러나 5대그룹에 대한 워크아웃추진이 어떻게 나타날지에 따라 주가도
출렁거릴게 분명하다.
과거의 자금이동보다는 앞으로 자금이 어디로 흘러갈 지에 주목해야할
한 주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