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건설회사" 하면 진취적 기상, 중후함, 저돌적 추진력 등 남성적
느낌이 강한 편이다.

그 가운데서도 "현대"라는 이미지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더욱 강하지 않나
싶다.

뚝심과 돌파력이 문화의 주류를 이룰 것 같은 현대산업개발에도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으로 봉사의 정신을 실천해가는 모임이 있다.

바로 "모두리회"다.

모두리회는 현대산업개발의 "배꽃회"와 한라건설의 "동심회"가 지난 86년
합쳐 설립된 모임이다.

현재 회원은 1백70여명에 이른다.

매월 첫째주 토요일-, 모두리회는 지체장애자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양평
"은혜의 집"으로 간다.

이 곳에는 타인 도움없이는 전혀 생활이 불가능한 뇌성마비, 정신지체,
자폐아 등 53명의 장애인들과 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살고 있다.

회원들은 이들을 돕기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한다.

방문 1주일전부터 공고문을 붙이고, 함께 갈 인원도 챙긴다.

또 그 인원에 맞게 차량과 식사를 준비하고 가져갈 옷가지들과 생활용품을
점검한다.

은혜의 집에 도착하면 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다.

냄새나는 옷가지, 이불과 요를 비벼 빤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실내를 환기하고 청소한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나이든 분들까지 얼르고 달래며 머리를 감겨주고 목욕을
시킨다.

또 준비해 간 케이크와 빵으로 생일잔치도 하고 부족한 솜씨지만 정성으로
준비한 식사도 대접한다.

정이 그리운 아이들은 우리가 떠날 때 모두 눈물을 흘린다.

물론 회원들도 마찬가지다.

모두리회는 지난해 대한적십자사와 공동으로 사랑의 헌혈운동을 벌여
백혈병 환자단체인 새빛누리회와 수혈이 필요한 직원가족들에게 기증, 따뜻한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누구를 가릴 것 없이 바쁘고 힘든 세상이다.

그런 마당에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또 그를 위해 시간을 쪼갠다는 것은
정녕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회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속울음을 삼킨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

"뜻과 의지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불편하지 않은 내 몸이 있음을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너무나 배우는 게 많아요"
라고 한 회원은 말했다.

이 사회에는 아직도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음을 인식했으면 한다.

유성학 < 현대산업개발 홍보팀 대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