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결합으로 인한 시장경쟁기능의 저해현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공정
거래위원회의 기능이 회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 이재우 박사는 "기업결합과 공정거래정책"이라는 보
고서를 통해 "대기업간 빅딜 등으로 독과점 기업간 결합이 늘고 있는데도
이를 감시하는 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쟁제한의 위험이 큰데도 산업합리화 구조조정 등 산업정책적 판단
에 따라 경쟁법을 적극 집행하지 못하는데 따른 것이라고 이 박사는 분석했
다.

다시 말해 독과점가능성이 큰 기업결합에 대한 감시기능이 부족하고 법률
과 법원의 판단보다 행정 당국의 재량으로 기업결합규제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기업결합 심사기준(merger guideline)은 외국에 비해 기준
이 느슨해 법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시장의 집중을 심화시킬 수 있는 거대기업 합병이나 사업교환
등이 경쟁법의 정상적 여과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사천리로 추진되고 있어
독과점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추진될수록 시장과 경
쟁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의 감시기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업결합 심사지침을 실제 이용 가능한 지침으로 만드는 작업
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이 박사는 밝혔다.

이익원 기자 ik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