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수찍기 대출"을 하는 금융기관이 다시 등장했다.

대출금을 하루하루 갚아 나가는 일수찍기 대출은 전형적인 사채형태로
과거에는 일부 상호신용금고들도 취급해 왔었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정부가 대출 이자를 제한하면서 제도금융권
에선 사실상 사라졌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열린상호신용금고는 올들어 일수찍기 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60여명에게 5억여원을 대출해 줬다.

이 금고가 일수찍기 대출에 나선 것은 인근 밀레오레 입주상인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

밀리오레는 국내 최대 의류판매 전문 빌딩으로 심야에도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장사가 잘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열린금고는 밀레오레 입주상인들의 신용도가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열린금고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은 대출과 동시에 일일적금에 가입해야 한다.

6개월간 1천만원을 빌린 사람은 매일 5만5천원씩 적금을 붓는 식이다.

열린금고의 직원이 매일 상인들을 찾아다닌다.

사채업자들과 일수거래를 할 때와 똑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사채의 절반 이하수준이다.

연 16% 정도이다.

동료의 연대보증만 있으면 5백만원까지 대출을 해준다.

그 이상 금액은 밀레오레 입주상인연합회가 발급하는 입주증명서를 첨부
해야 한다.

열린금고 정호일 사장은 "아직도 많은 상인들이 사채업자들에게 높은
이자를 주고 일수찍기를 하고 있다"며 "상인들은 현금장사를 하기 때문에
매일 몇만원 정도씩 갚아나가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