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견 백화점들이
차별화된 영업전략으로 경쟁력 되찾기에 나섰다.

중견 백화점들은 상품구성이나 이미지에서 고급 대형백화점에 뒤지는 약점을
그동안 지역주민과 밀착해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극복해 왔다.

그러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이 점포확장에 나서며 근거지
상권을 위협하자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영등포의 경방필은 자체브랜드(PB)상품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모노매니아" "포러스" 등의 의류를 개발한데 이어 최근엔 아동복
종합브랜드인 "키즈룸"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백화점은 지난해 "경방필"이란 브랜드로 조립컴퓨터를 판매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가격대는 전문상가의 제품과 비슷하면서 백화점이 책임지고 애프터서비스를
해준게 적중했다.

PB상품이란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해 협력업체로부터 납품받은 뒤 이를
유통업체의 신용을 걸고 판매하는 상품이다.

경방필 관계자는 "PB상품은 가격이 싸면서도 백화점의 수익을 올려주는
장점이 있다"며 "고급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할 바에야 어중간한 브랜드보다는
PB상품이 낫다"고 말했다.

애경은 특정상품의 매장을 집중적으로 확장하는 "특화매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97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겨냥한 영캐주얼 전문매장 FX를 개점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엔 국내 최대의 구두매장을 개장했다.

"구두 만큼은 애경백화점"이란 인식을 확실히 뿌리내리자는 의도다.

이 회사 김갑용 과장은 "매장면적이 작은 백화점은 대형 업체처럼 다양한
상품을 갖추기 힘들다"며 "특정 상품을 집중 구비해 독특한 칼라를 만들어
가는게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LG는 구리 안산 부천 등 상권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신도시지역에 넓직한
대형점포를 미리 지어놓는"선점"전략을 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도심의 상권으로 진출한다는게 이 회사 전략이다.

LG 관계자는 "향후 경쟁점이 다수 들어설 경우까지 예상해 매장면적을
최대한 넓히고 다양한 상품을 구비해 놓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식품 취급을 늘리고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식의
지역밀착형 전략만으론 대형점의 공세를 배겨내기 힘들다"면서 "중견
백화점들도 하루빨리 독특한 "색깔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