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15일에는 "카지노 딜러의 손"을 보면 끝장이다.

"타라락"하는 카드 소리와 함께 컴퓨터 모니터에 트럼프를 섞는 딜러의 두
손이 나타나면 이미 "카지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일단 딜러의 손을 보았다면 파일들을 살릴 기회는 한번뿐이다.

강요된 블랙잭(카지노에서 가장 많이 하는 트럼프 게임)에서 컴퓨터(실은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겨야 한다.

만약 지면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FAT(파일할당테이블)이 지워져 윈도나
도스같은 운영체계(OS)가 파일들을 전혀 읽을 수 없게 된다.

컴퓨터 백신으로 치료해도 1백% 복구하기는 어렵다.

흥미로운 겉모습과 달리 아주 고약한 바이러스이므로 예방이 필수다.

오는 26일에 활동하는 "CIH"바이러스는 "카지노 바이러스"보다 더 "악질"
이다.

"씨아이에이치" 또는 "치"로 불리는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파일들을 몽땅
지워 버린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해에 한 컴퓨터 잡지가 부록으로 제공한 CD롬에 담겨
전국으로 퍼져나가 올해는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한 공장은 공장자동화를 맡은 서버가 이 바이러스에 걸려 기계
들이 멈춰서는 바람에 5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바이러스는 파일뿐 아니라 메모리(Flash Memory)도 감염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V3"같은 백신으로 치료하면 손상된 파일도 상당부분은 살릴 수 있다.

하지만 메모리까지 오염시키는 변종이 발견된 지난 2월1일 이전에 나온
"V3" 버전으로는 감염된 메모리는 치료하지 못한다.

따라서 2월1일 이후에 나온 버전을 내려받으라고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는
충고한다.

이 바이러스의 변종 가운데 하나는 파일 압축프로그램인 윈집(WinZip)의
Extracter(압축해제실행파일)에 붙어 압축해제를 방해한다.

윈집을 쓸 때 "WinZip Self Extrator Header Corrupt..."라는 메시지가
뜨면 일단 이 바이러스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보다 이틀전인 4월24일에는 1년중 이날 하루만 활동하는 "푸른 얼음"을
경계해야 한다.

확장자가 com이나 exe인 실행파일들에 감염된다.

파일을 지우는 악성은 아니지만 감염된 실행파일의 크기가 1~2킬로바이트
(KB)씩 늘어나 컴퓨터의 속도가 떨어진다.

월말인 30일에도 꼭 바이러스 체크를 해야 한다.

매달 1일에 활동하는 악성 바이러스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워드매크로"와 "소년범" "타이머"로 시모스셋업등 컴퓨터
부팅과 관련된 파일들을 날려 버린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