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의 코스개조는 러프 세팅이 관건이다.

러프가 없는 유일한 메이저 코스였던 오거스타는 올해부터 풀을 다소 길러
놓았다.

엄밀히 그건 러프가 아니다.

고작 3.5cm정도의 풀 길이는 15cm가 넘는 US오픈 러프와 전혀 비교가
안된다.

러프라기 보다 그저 "세컨드 컷"으로 부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세컨드 컷"은 퍼블릭코스의 페어웨이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세컨드 컷이 오거스타 그린과 만나면 그 영향도가 지대해 진다.

메이저코스중 가장 단단하고 빠른 마스터스 그린은 볼을 딱 "그곳으로"
올려야 2퍼팅이 가능하다.

컵존 이외의 지역이 떨어지면 3퍼팅이 불가피한 것.

그런데 세컨드 컷에서의 샷은 풀길이가 길어진 만큼 스핀에 영향을 끼친다.

풀로 인해 스핀이 덜 먹으면 샷의 거리가 달라진다.

거리가 정확하지 않으면 "그곳으로"의 온그린에 실패하는 셈.

설사 "그곳"에 떨어졌더라도 스핀가감으로 인해 "볼의 구름"이 달라지는
것도 퍼팅위치를 변화 시킨다.

그같은 도미노 현상이 바로 세컨드 컷의 위력.

결국 이번 마스터스는 티샷정확도가 퍼팅수까지 좌우하는 경기가 됐다.

드라이버샷 정확도가 높은 콜린 몽고메리(그는 마스터스에서 언제나 약한
모습이었다)가 상위권에 오른 이유도 거기에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