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이어 소비자들도 2분기부터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난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소비를 전보다 늘리지는 않겠지만 소비심리는 급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전면 중단했던 여행 외식 등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우선적으로 늘릴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중순 전국 2천2백53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1분기
소비자동향지수(CSI)" 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경기전망 CSI는 104를
나타냈다고 9일 발표했다.

CSI가 100을 넘으면 전분기보다 경기나 생활형편이 나아진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악화된다고 내다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경기전망 CSI가 1백을 넘기는 지난 96년 2분기이후 2년9개월만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심리는 점차 풀리고 있으나 실제 소비로
이어지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향후 6개월간 소비계획을 나타내는 소비지출계획 CSI는 94로 전분기(83)에
비해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1백을 밑돌았다.

응답비중으로는 소비를 "줄이겠다"는 가구가 48%에서 34%로 떨어진 반면
"늘리겠다"는 가구는 20%에서 28%로, "변함없다"는 32%에서 38%로 각각
늘었다.

앞으로 소비를 늘릴 품목 가운데 교육비 여행비 외식비 등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 항목은 IMF사태이후 가장 먼저 줄어든 것들이다.

음식료 담배 서적등 비내구재는 11%, 승용차 가전제품 가구 등 내구재는
5%, 의류 신발 주방용품 등 준내구재는 4%를 각각 나타냈다.

또 향후 6개월내 부동산을 살 계획이 있는 가구는 전체의 6%에 불과,
외환위기 이전의 10%에 크게 못미쳤고 자동차도 4%로 97년 상반기의 절반에
머물렀다.

이들 수치는 지난해 4.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생활형편전망CSI는 85를 나타내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이후 생활형편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많았다.

향후 1년간 수입전망에 대해선 이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가구는
13%에서 17%에서 늘고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구는 48%에서 37%로 줄었다.

물가수준전망 CSI는 전분기(74)보다 떨어진 66을 보였다.

국제 원유가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는 뜻이고 한은은 설명했다.

고용사정전망 CSI는 전분기(60)에서 74로 다소 호전됐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되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용사정
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