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양측은 경제분야에서 상당폭 이견을 해소해 이제 정치적 선택만을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WTO가입 일정은 주룽지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하는 오는 8일에 드러날
전망이다.

양측은 6일 워싱턴에서 차관급 협상을 계속했다.

중국측 협상 대표인 룽융투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차관)은 "협상
타결에 거의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중국 협상단은 이날 프루덴셜(영국) 춥 보험그룹(미국) 존 핸코(미국)
선 생명(캐나다)등 4개 외국 보험사의 중국 진출을 허용키로 발표하는등
막판 타결 여건을 조성하기도 했다.

제이 지글러 미국 협상단 대변인도 "농업 서비스 금융 등의 분야에서
이견이 많이 해소됐다"며 "몇 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타협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그러나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경제분야를 벗어난 주제일 것이라는게 회담장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관련,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5일 "미국은 이미 중국이 WTO가입을
위한 조치중 85%를 이행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통의 경우라면 WTO가입에 충분한 수준이라는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사실 중국과 미국간에는 최근들어 적지 않은 정치적 문제가 쌓여가고 있다.

특히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의회측은 중국의 인권문제, 핵 기술 유출,
대만에 대한 미사일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의 WTO가입을 노골적으로 반대
하고 있다.

제시 헬름 상원외교관계위 의장은 지난달 중국의 WTO가입을 저지하는 내용의
입법안을 상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주 총리가 6일 미국 방문 직전 "미국 행정부가 의회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주 총리의 이번 미국 방문 기간중 중국의 WTO가입이
성사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과 주 총리는 "연내 중국의 WTO가입을 위해 양측이 노력한다"
는 수준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