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두환 두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영남지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정치권이 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영남출신 의원이 10명인 자민련의 경우 이 지역이 충청권과 함께 양대
"텃밭"이어서 두 전직 대통령의 방문이 정계개편 및 차기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6일부터 3일간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거제 마산 등 경남
지역과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 전대통령의 지방 방문은 작년 2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 처음이다.

김 전대통령은 6일 통영에서 과거 야당시절과 대선때 도움을 줬던 1백여명과
만찬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이어 7일에는 마산에 살고 있는 부친 김홍조 옹에게 인사하고 창원에서
김혁규 경남지사 등과 오찬회동을 가지며 저녁에는 부산에서 경남고 동기
모임인 "삼수회"회원들과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김 전대통령은 당초 대구와 충청권도 들를 예정이었으나 전 전대통령이
9일부터 경북지역을 방문키로 돼 있어 일정을 취소했다.

지난4일 국민회의 김상현 고문과 골프모임을 가졌던 전두환 전대통령은
9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고향인 경남 합천과 대구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전 전대통령의 측근인 허화평 정호용씨 등이 포항 대구 등지
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거나 "골목"을 누비고 있는 것에 대해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특히 김 전대통령측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할 후보를 물색하는 등 정치적
재기를 꾀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5공 신당설"이나 김 전대통령의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보 움직임이 자민련을 배제한 새로운 정국운영 전략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영남지역의 "반여"정서로 차기 총선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이 지역 출신 자민련 의원들의 대거 탈당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