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산차의 미국시장 판매가 급상승하면서 "제2의 엑셀 신화"창조에
대한 기대감이 자동차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4일 현대 기아 대우등 국내 자동차업체의 미국 현지법인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중 미국시장내 국산차 판매는 2만3천7백70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50.0%나 늘어난 것으로 한달전인 2월에 비해
서도 40.8% 증가한 수치다.

국산차가 미국시장에서 한달에 2만3천대 이상이 팔리기는 90년대 들어 처음
이다.

현대는 1만1천9백70대를 팔아 3월 판매로는 91년이후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렸다.

기아는 1만1천4백대를 판매, 미국시장 상륙이후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대우자동차도 1천4백대로 상승 분위기
를 타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이런 추세만 유지한다면 1년에 28만대의 판매가
가능하다"며 "지난 87~88년 연간 26만대 판매 기록을 세운 "엑셀 신화"를
재현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다시 한국차를 찾기 시작한 이유로는 크게 세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대한 불신감이 사라지기 시작했
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즈 워싱톤포스트등 미국 유력 언론들이 "한국차는 더이상 싸구려
차가 아니라 일본 차 수준에 올라섰다"며 현대 EF쏘나타를 극찬한 것에서
이같은 인식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다양한 마케팅 기법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는 미국내 보증수리기간을 3년 3만마일에서 5년 6만마일로 늘렸다.

엔진 트랜스미션 등에 대해서는 10년 10만마일로 연장했다.

미국시장내 최고의 조건이다.

대우는 캠퍼스마케팅으로 한동안 화제를 모으더니 이번에는 인터넷 판매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내 업체간 치열한 경쟁도 판매호조의 한 요인이다.

현대와 기아는 같은 식구가 됐지만 여전히 다른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는
경쟁자다.

대우도 이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인 셈이다.

이유일 현대자동차 해외영업담당 사장은 "미국이 어려운 시장이지만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라며 "가격이나 인센티브에 의존해온 단순한 마케팅에서 벗어
나 고객에게 실제로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