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가 온통 잔칫집 분위기다.

대규모 흑자결산을 한데 이어 사상최대규모의 승진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특별상여금을 듬뿍 집어주는 증권사도 꼬리를 물고 있다.

대신증권은 1일 전직원의 24%에 해당하는 4백15명을 승진시켰다.

회사관계자는 "승진연한이 된 직원들은 거의 모두 승진시켰다"며 "직원들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승진인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유리젠트증권도 같은 날 임원 2명을 포함해 모두 99명을 승진발령했다.

전체직원(2백66명)의 3분의 1을 넘는 사람이 한단계씩 승진한 것이다.

대유리젠트증권은 "합작증권사 전환 1주년을 기념해 사상 최대규모의 인사를
했다"며 "이는 전진을 위한 전열 정비차원"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해말 그룹 임원인사 당시 이익치 회장을 비롯해 15명이
승진하는 등 사상 최대규모의 승진인사를 실시한데 이어 이날도 부장급이하
직원에 대해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전체직원의 25%에 해당하는 4백36명이 승진의 기쁨을 누렸다.

예년의 경우 전체직원의 10~15%가 승진한 것에 비하면 규모가 대폭 커진
것이다.

지난해 3월 대리급 직원 19명을 승진시키는데 그쳤던 동원증권은 각
직급별로 20~40명씩 모두 1백2명을 승진시켰다.

이밖에 쌍용증권이 1백32명에 대해 승진인사를 단행했으며 <>교보증권은
64명 <>신영증권은 50명선이다.

이처럼 대폭적인 승진인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규모
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황이 호전되자 직원들에게 후하게 인심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로 그동안 미뤄왔던 승진인사를 한꺼번에
실시하고 있는 점도 승진규모를 부풀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강현 증권업협회 전무는 "대신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경제위기를 맞아
과거 2년동안 승진인사를 하지 못했다"며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승진인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 증권사간 스카웃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우수한 직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승진인사를 하는 회사도 있다.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는 회사도 줄울 잇고 있다.

부국증권은 지난달 30일 특별상여금 1백50%를 전직원에게 나눠줬다.

1백%는 주식으로, 나머지 50%는 현금으로 분배됐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적대적 M&A설이 끓이지 않는 만큼 주식을 직원에게 나눠
주는 것은 우호지분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교보증권도 지난달 26일 성과급대상자 2백5명중 1백18명에 대해
총 15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1인당 1천3백만원정도가 돌아갔다.

이밖에 대우증권 신영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특별상여금 지급을 검토중
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특별상여금 지급이나 승진인사를 실시치 않은
증권사들도 정기주총 때까지는 잔치행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