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사가 수술을 하는 세상이 온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외과의사가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연필크기의 조이스틱
을 통해 수술동작을 하면 컴퓨터로 연결된 로봇팔이 따라서 하게 된다.

인공위성이나 초고속통신망을 통한 원격수술이 도입돼 원격지간 또는
대륙간 수술도 가능하게 된다.

이런 계획은 몇몇 선진국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연구되고 있다.

위장관 로봇은 광원과 카메라를 내장한 다분절 로봇.

자벌레처럼 움직이며 위장관으로 들어가 비정상적인 부위나 막힌 부위를
제거하고 병든 부위에 정확하게 약물을 공급해 위장관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로봇수술은 예언과 소설에도 다양하게 등장한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R 페인먼 교수는 지난 59년 원자를 하나씩 떼어내
마음대로 배열할수 있는 기술이 가능하다고 예언했다.

66년 공상과학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포 박사는 "환상의 항해"라는 소설에서
환상적인 수술얘기를 썼다.

의사가 주사기로 세균크기의 잠수정을 환자의 몸속으로 주입하면 이 잠수정
은 혈관을 타고 환부에 이르러 치료한 후 환자의 눈물을 타고 몸 밖으로
나온다는 것.

86년 K 드렉슬러는 "창조의 엔진"이라는 책에서 극소공학(Nanotechnology)
이 가져올 환상의 미래를 예언했다.

극소공학의 발달로 잠수정이 혈관을 타고 드나드는 일은 환상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최근 미국의 샌디아 국립연구소 과학자들은 모래알 크기의 마이크로 기계를
만들어냈다.

개개의 원자를 다룰수 있는 기계도 곧 현실화될 것이다.

현재 관상동맥질환의 치료에서 환자에게 피해를 거의 주지 않는 수술로
카테터를 이용해 풍선을 확장하거나 스텐트(금속그물망)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는 지난 93년 선보인 로타블레이터라는 장치가
동맥혈관 속에서 회전하면서 동맥벽의 침착물을 제거하고 혈류를 개선해
관상동맥폐쇄증을 치료해줄 것이다.

현재 극소공학은 쌀알만한 크기의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좀더 작은 크기의 극소기계는 치석이나 혈관침착물을 제거하는데 쓰일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혈액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고 병원체
공격, 손상된 조직의 복구, 돌연변이가 이뤄진 DNA의 정상화를 이뤄 질병을
치료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천년에는 로봇과 극소기계가 의사를 대신하는 의료가 이뤄질 것이다.

이 때에는 지금과 다른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성립될 것이다.

그래도 19세기말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수의 기계가 수많은 노동자
의 팔을 대신했지만 노동자의 땀은 대신하지 못했듯이 21세기에는 로봇의
팔이 의사의 손을 대신하게 되겠지만 의사의 눈물을 대신하지는 못할 것이다.

< 도움말 :지훈상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일반외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