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열리면서 땅이 드러난다.

그곳으로 관광객들이 걸어다닌다.

지천으로 널린 해산물들.

자연이 빚어내는 신비에 사람들은 감탄할 따름이다.

전남 진도군 고군면 회동 "신비의 바닷길"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열린다.

올해는 4월과 5월에 모두 6차례 그 장관을 볼 수 있다.

4월에는 16~18일 3일간 하루 1시간씩(16일 오후 5시39분~6시39분,
17일 오후 6시18분~7시18분, 18일 오후 6시58분~7시58분) 바닷길이 열린다.

5월에는 15~17일(15일 오후 5시14분~6시14분, 16일 오후 5시56분~6시56분,
17일 오후 6시38분~7시38분)에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

그 신비의 장소는 회동해변에서 모도마을 사이를 잇는 2.8km 구간이다.

물론 관광객들은 이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

인공적으로 길을 만들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정비된
모랫길이다.

사람들은 이 길을 걸으며 바지락이나 미역 조개등을 줍는다.

저녁에 수평선너머로 사라져가는 태양을 바라보며 기원을 하기도 한다.

바닷길이 열리는데 맞춰 진도군은 영등축제를 펼친다.

15일은 씻김굿과 남도들노래 강강술래를, 16일에는 진도만가및 바닷길
대영합회를 현장에서 마련한다.

17일에는 진도의 명물 다시래기와 강강술래 진도아리랑을 특별공연장에서
공연한다.

이곳 바닷길은 지난 75년 주한 프랑스대사가 진도로 관광을 왔다가
목격하고 프랑스신문에 소개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96년 일본의 인기가수 덴도 요시미씨가 신비의 바닷길을 주제로 노래를 불러
히트를 한 이후 일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3천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올해는 그 수가 6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까지 합하면 관광객이 약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진도군은 예상하고
있다.

< 진도=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