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공포로 몰고갔던 컴퓨터 바이러스 "멜리사"가 소멸단계에
들어갔다.

카네기 멜론대학 컴퓨터비상대응팀(CERT)의 빌 폴락은 "지난달30일
멜리사의 공격을 받았다고 알려온 웹사이트는 50개에 불과했다"며
"멜리사가 죽어가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멜리사와 유사한 "파파"바이러스와 멜리사 변형도 "일망타진"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폴락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수월하게 멜리사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CERT가 멜리사의 출현을 언론을 통해 신속하게 알렸고
컴퓨터 사용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CERT는 지난 26일 50개 웹사이트가 오염됐다는 신고를 받는 등 29일까지
2백50개 웹사이트가 멜리사의 침입을 받아 전세계에서 컴퓨터사용자 10
만명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추산했었다.

네트웍 어소시에이션의 바이러스 비상대응팀은 파파와 파파B는 복제
되거나 오염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것이 없으나 멜리사와 마찬
가지로 사용자의 E메일에 있는 처음 60개의 주소에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한편 미연방수사국(FBI)에 본부를 두고 여러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국립인프라보호센터(NIPC)는 멜리사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클 바티스 NIPC 소장은 멜리사가 연방법의 처벌대상이 되는
5천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워싱턴과 전국
56개 FBI지국에서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피해 사례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아웃룩과
MS워드를 주로 사용하는 기업들의 경우 "긴급 주의경보령"을 내리는
등 비상이 걸렸다.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는 지난달 29일에는 피해사례 신고가 10여건에
불과했으나 31일까지 모두 1백여건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안소장은 "멜리사의 1차공격은 쉽게 막을 수 있었지만 변형바이러스
들의 2차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매크로 바이러스의 특성상 변형이 쉽게 이뤄지기 때문에 시스템에
피해를 주는 내용이 추가된 바이러스가 새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경고
했다.

안연구소는 변형바이러스의 출현에 대비해 응급복구팀을 24시간 가동,
바이러스 발생시 1시간내에 치료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양준영 기자 tetriu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