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구조조정의 방향을 잡았다.

대우는 31일 올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 이하로 낮추겠다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수정안을 주채권은행인 제일은행에 제출했다.

대우는 연내 4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고 계열사 정비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수정안에 담았다.

비핵심 사업이나 불요불급한 자산의 경우는 과감히 팔아치우기로 했다.

안과 밖에서 동시에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그동안
미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상에 치중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룹차원의 구조조정 계획이 확정되면서 각 계열사들도 "경쟁적"으로
구조조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력 핵심업종 육성 =대우는 당초 하반기에 실시하려던 계열사 정비작업을
앞당기기로 했다.

상반기 중으로 계열사를 적어도 22개까지 줄이기로 했다.

이미 대우통신 대우정밀 경남금속 코람프라스틱 등 자동차 부품 관련 4사가
통합키로 한데 이어 31일 열린 대우중공업 이사회에선 경차 및 상용차 부문을
대우자동차에 흡수시키기로 결의했다.

건설부문에서는 (주)대우 건설부문과 경남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를
상반기중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일산민자역사는 청산하고 광주 제2순환도로, 경우정화기술 등은 매각 혹은
분사키로 했다.

금융 관련 계열사인 대우투자자문 대우제우스 대우선물 등도 분사 등의
방법을 통해 정리키로 했다.


<>과감한 자산 매각 =자산재평가와 현물출자가 재무구조개선 성과로
인정받지 못함에 따라 대우는 자산매각 건수와 금액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고정자산은 4만3천평 규모인 수영만부지와 (주)대우의 마산백화점을
매각키로 했다.

마산백화점 매각은 국내 업체와의 협상이 성사단계로 대금이 1천2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대우는 영화채널인 DCN을 분사 또는 매각 대상으로 내놓았다.

극장인 씨네하우스도 파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동자산의 경우는 교보생명 지분을 팔아 8천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매각 소문이 돌고 있는 데이콤 지분의 경우는 팔지 않기로 했다.

당초 대우정밀에 합병키로 했던 한국전기초자는 해외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외자유치 확대 =당초 31억달러였던 외자유치 목표를 40억달러로 크게
늘려잡았다.

국내외 자동차 부문에선 GM과의 협상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GM은 알려진 것과 달리 창원공장의 마티즈 등 대우의 국내 시설 보다는
해외네트워크를 탐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통신 대우기전 등이 벌이고 있는 외자유치협상에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대우중공업도 중장비 및 지게차부문에서 달러를 끌어들이기로 했다.

대우 관계자는 "자산재평가와 현물출자가 인정받지 못함에 따라 4조~5조원의
추가부담이 생겼다"면서도 "외자유치가 제대로 되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시화되는 구조조정 =그룹차원의 구조조정 계획이 가닥을 잡으면서
각 계열사들은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상용차와 경차 부문을 자동차로 넘기기로 결정한 대우중공업의 경우는
연내에 36개 사업을 분사 등으로 정리키로 했다.

대우통신을 중심으로 합병한 자동차부품 4사의 경우도 통합 이전에 상당
수준의 외자를 유치하기위해 해외 업체 접촉을 시작했다.

대우 관계자는 삼성과 벌이고 있는 자동차 및 전자 등 "빅딜"이 마무리되고
항공 철차 부문이 통합법인으로 떨어져나가는 상반기말쯤엔 경쟁력있는
"독립기업 연합군" 체제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