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고안한 수 많은 이기중에 사람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을 꼽으라면
아마도 컴퓨터일 것이다.

계산을 할 줄 알고 정보를 기억하며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있으면서도 교신이
가능하다.

여기에다가 과학자들이 보다 높은 지능을 부여하고 감각 등을 첨가하려고
애쓰고 있어 컴퓨터인간의 출현까지도 그려 볼 수있다.

사람을 닮은 탓일가.

컴퓨터에는 다른 기기에 없는 "바이러스"라는 것이 있다.

병원체 바이러스는 그 크기가 아주 작아 전자현미경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바이러스의 생활주기는 크게 다섯단계로 나눈다.

처음에 숙주에 부착해 있다가 세포속으로 칩입하고 껍질을 벗어 던지고
숙주세포의 효소를 이용해 복제한후 마지막으로 세포밖으로 나온다.

이런 바이러스가 여타 병원체들과 크게 다른 점은 "복제를 통해 자기를
증식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정보사회의 총아라 할수 있는 컴퓨터에 병원체 바이러스를 닮은
기능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이 1949년에 알려졌다.

컴퓨터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폰 노이만은 컴퓨터프로그램이 자기자신을
복제함으로서 증식 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다른 프로그램에 기생하고 증식해서 또다른 프로그램으로 전염되는
컴퓨터바이러스가 발생할 것을 예견한 것이다.

미 MS의 워드프로그램에 최근 "멜리사" 바이러스가 칩입, 전세계 컴퓨터망에
비상이 걸렸다.

빌 게이츠 MS회장의 부인이름을 따서 지은 멜리사바이러스는 전자우편을
열람하는 순간 사용자의 주소록에 있는 50개 주소에 자동으로 전염, 그
파괴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멜리사 바이러스를 치료할수있는 백신프로그램이 국내에 있다하니
다행이지만 전세계적으로 늘어가는 컴퓨터이용을 감안할때 어떻든
컴퓨터바이러스의 준동은 그야말로 걱정이 아닐 수없다.

잠복과 증식, 전염을 특징으로하는 컴퓨터바이러스의 확산을 줄이는 길은
발견 즉시 남에게 알리는 것이라 한다.

컴퓨터바이러스의 신고를 생활화해야 하는 시대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