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상권선점을 노리는 할인점들의 발길이 바빠졌다.

인구 과밀지역인 서울상권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은데 반해 부동산가격
등 점포개설 비용이 많이 들어 할인점들이 그동안 크게 눈독을 들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IMF이후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대형 부지를매물로 내놓는데다
금리도 낮아지자 사정이 달라졌다.

할인점들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은 영등포 분당 일산 동북부 등 노른자위
상권 4곳이 대표적이다.

모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섰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구매력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영등포 =공장지대이던 영등포일대는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며 인구
2백50만명 규모의 대형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수도권공장의 시외이전 계획에 따라 할인점에 적합한 부지들이 속속
매물로 나와 업계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영등포상권에서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일찌감치 잡리잡고
있다.

여기에 대한통운의 코렉스마트를 비롯해 E마트 프로모데스 등 6~7개 할인점
이 가세할 전망이다.

대한통운은 당산동과 문래동에서 한국형 할인점인 코렉스마트를 내년 5월께
동시 개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산점은 현재 차량정비공장으로 사용되는 부지에서 연면적 1만5천평
규모로, 문래점은 1만평으로 계획돼 있다.

당산점이 완공되면 현재까지 국내 최대 규모라는 마크로(월마트) 인천점의
1만1천평 규모를 훨씬 앞지르게 된다.

신세계백화점은 구로동 한국산업단지내 2천5백평의 건물을 장기임차해 오는
10월께 E마트 구로점을, 프로모데스는 방림의 공장부지 8천여평을 매입해
서울에서의 첫 점포를 열 계획이다.


<>분당 =서울 강남에서 불과 10여km 거리의 분당은 국내외 할인점간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격전지중 격전지다.

28일 문을 연 롯데백화점의 마그넷을 포함, E마트 마크로 킴스클럽 까르푸
등 모두 8개의 할인점이 영업중이다.

프로모데스도 오는 6월 야탑동에 첫 점포를 낼 예정이며 삼성-테스코도
분당 바로 밑의 수원시 영통동과 조원동에 홈플러스를 개점할 계획이어서
수도권 남부상권을 둘러싼 대전쟁이 불가피하다.

업체들은 분당 인구가 48만명에 불과하지만 주택보유율이 75%에 달하고
부촌이며 인근 경기도 상권까지 흡수한다는데 매력을 느끼고 있다.

박성만 마그넷 서현점장은 분당상권을 "작지만 성장잠재력이 어느 곳보다
풍부한 지역"으로 정의했다.


<>일산 =서울 서북부 위성도시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일산지역은 최근
고양시를 중심으로 김포, 파주, 서울 북서부지역까지 상권이 급격히 확장되고
있다.

2001년엔 32만가구에 1백여만명의 인구가 일산일대에 상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산 역시 백석-마두-정발산-주엽-대화역 등 지하철 노선을 따라 상권이
형성됐다.

일산엔 현재 E마트를 비롯 까르푸 월마트 킴스클럽 등 국내외 대표적인
할인점들과 LG수퍼마켓 등 중대형 소매점들이 대거 입성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협의 하나로클럽도 조만간 일산에 점포를 내고 싸움에 가세할 예정이다.


<>동북부 =창동과 상계동이 중심인 서울 동북부지역은 사실상 국내 할인점의
발원지와도 같다.

지난 93년 신세계백화점이 창동에 E마트의 첫문을 연 것을 계기로 국내에
본격적인 "디스카운트 스토어"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80년대 후반부터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신흥 베드타운이 조성됐다.

젊은 세대는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고 구매력도 높다보니 "할인점"이란
신업태를 실험해 보기에 최적지였던 것이다.

최근엔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되고 미아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상권의 매력이
더욱 커졌다.

E마트 창동점, 하나로클럽 창동점, 아울렛2001 중계점 등이 들어선 이곳은
프로모데스 까르푸 등이 신규 출점을 준비중이다.

또 중소백화점이나 중대형 수퍼마켓 등 기존 점포들도 할인점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 가격파괴전쟁의 불길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