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범죄의 온상으로 돌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터넷을 통한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말썽이
끊이질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인터넷 주식 사기극이 만연하는가 하면 불법적인
피라미드 판매도 성행하고 있다.

미국 등 사법당국이 인터넷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신속성, 저비용, 익명성 등 인터넷 속성을 주무기로 한 사기범들은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리처드 워커 국장은 24일 의회증언에서
"인터넷이 사기범들의 "천국"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SEC가 지금까지 적발한 인터넷 사기사건은 66건.

미처 적발하지 못한 것까지 포함한다면 엄청난 수의 사기범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다.

SEC에는 매일 2~3백건의 신고가 접수되는 정도다.

이중 70%이상이 인터넷주식거래와 관련된 것.

전체 개인투자자중 인터넷을 통해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 비중이 지난 97년
17%에서 최근 37%로 두배이상 급증하고 있어 피해자들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인터넷 주식거래 사기 수법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기존 주식시장에서 벌어지는 사기극과 흡사한 것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수법이 인터넷을 통해 기업공개를 하면서 경영실적 재무구조
등 투자정보를 허위로 유포,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것이다.

인터넷 광고만 믿고 부실투성이의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결국 돈만
날리는 꼴이 되고 만다.

SEC가 최근 적발한 코스타리카 코코넛농장 관련 사기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코코넛농장은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주식을 공매하면서 "은행보증이
확실하다" "미국의 대형 수퍼체인과 납품계약을 맺었다" 등의 허위사실을
흘려 투자자들을 울렸다.

인터넷을 통한 시세조작극에 휘말려 수만달러를 날린 개인 투자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갈렌 오케인이라는 투자자는 지난해 "일렉트로 옵티컬"이라는 회사의 주가
조작극에 걸려들어 2만달러를 고스란히 날렸다.

나중에 수소문끝에 이 회사를 찾아갔더니 단 한명의 사장겸 직원이 빈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불법적인 피라미드판매도 인터넷 사기극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한 회사는 물건은 하나도 팔지않고 3억5천만달러를 피라미드
판매방식으로 끌어모았다.

이처럼 인테넷범죄가 급증하자 미국 사법당국은 최근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 인터넷 범죄자들을 추적하고 적발하기 위해 전문지식을 갖춘 변호사
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사이버경찰"도 조직했다.

그러나 워낙 익명성과 신속성이 뛰어나 뒤탕만 치고 있다.

이제 인터넷 범죄는 시작이며 갈수록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