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금융강국을 꿈꾼다] 청사진 : 은행 .. '수익구조 혁신'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외환위기와 금융구조조정을 겪은 은행들이 새로운 업무 영역을 적극 개척
    하기 시작했다.

    여신관행이 크게 바뀌면서 여신전문가나 신용위험을 분석하는 분야가 주요한
    업무영역으로 급부상했다.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준다는 은행 고유의 업무영역 외에도 수익원을 다양화
    하기위한 업무개발이 늘어났다.

    ABS(자산유동화증권)발행이나 수익증권 뮤추얼펀드등의 판매가 대표적이다.

    수수료 수입을 위해서는 신용금고나 우체국과 제휴도 마다하지 않는다.

    4월부터 금융선물시장이 열리는등 파생금융상품분야도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은행 영업이 달라지면서 CO(기업심사역) RM(여신전문가) PB(프라이빗
    뱅킹팀) 펀드매니저등 새로운 직군들도 각광받고 있다.

    <> 주목받는 여신 전문가 =관치금융과 담보위주의 여신관행에서 벗어나면서
    여신전문가들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된다.

    은행장이 대출결정을 내리는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기업심사역의 판단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 내부에서도 엄격한 선발절차를 거치는등 기업심사역(CO:
    credit officer ) 선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산업 한빛 조흥은행등은 외부 전문가의 영입마저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미 하나은행등은 여신전문가(RM: relationship manager)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기업심사 기능과 마케팅기능을 결합한 것.

    평소 꾸준히 거래업체와 유대관계를 맺고 경영조언을 해주며 대출이 필요할
    경우에는 대출심사까지 해주는 제도다.

    신용대출이 점차 확대되면서 이들의 역할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형 시중은행들도 선진국형 RM제도의 운용을 검토하고 있다.

    <> ABS발행 주간사 업무 =올들어 국민 하나 한미등이 ABS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수익의 수수료 비즈니스를 개척하려는 시도로 증권등 다른 금융권에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분야다.

    매출채권이나 대출금등 묶여있는 자산을 채권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에서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얻는다.

    하나은행이 지난 1월 동양종금과 함께 발행한 1천2백31억원규모의 ABS는
    연 8~9%대에 팔렸다.

    이는 당시 형성된 실세금리에 비해 0.3%포인트 가산한 금리다.

    유동화 대상이 됐던 것은 동양종금이 보유한 리스채권과 대출금으로 평균
    금리는 연 13%대였다.

    ABS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2~3%포인트에 달하는 수입을 챙긴 셈이다.

    한미은행은 일본 노무라증권 홍콩법인과 ABS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한미은행 신탁계정에서 사들인 채권이나 대출금을 바탕으로 1천억원의
    ABS를 발행해 현금유동성을 높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판매 =투신사가 운용하는 수익증권을 은행 창구에
    서도 살수 있다.

    외환은행과 주택은행이 수익증권 판매에 나섰으며 국민은행도 4월부터
    위탁판매에 나선다.

    농협 조흥은행등도 판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은행이 외국 금융기관에 넘어가고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서비스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예부터 금융업종간 벽이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 외국계 대형 금융그룹은 자산운용 거액개인예금 보험 할부금융
    수익증권등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부문을 취급하는 종합금융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경제상황이 안정되고 시중실세금리가 당분간 저금리를 유지, 은행 예금상품
    의 경쟁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은행들은 새로운 상품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다.

    고객의 욕구도 충족시키고 수수료 수입도 챙기는 효과를 얻는다.

    신한은행과 한미은행은 뮤추얼펀드의 판매에 나섰다.

    신한증권과 재일교포가 공동설립한 호크아이즈뮤추얼펀드를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것.끌어들인 고객 투자자금의 70%는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등에 투자, 수익을 고객들에게 돌려준다.

    한미은행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SEI와 국제금융공사(IFC) 동양증권등이
    합작으로 설립한 SEI에셋코리아의 뮤추얼펀드를 판매한다.

    <> 업무제휴를 통한 수수료 수입 =한미은행은 우체국및 신용금고와 제휴
    관계를 맺었다.

    우체국이나 신용금고 고객들도 한미은행을 통해 다른 은행들에 송금하거나
    계좌이체를 할 수 있다.

    직접 은행 공동망을 이용하는게 아니라 한미은행에 가상 계좌를 만든 뒤 이
    계좌를 통해 접속하는 방식이다.

    송금이나 계좌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는 당연히 한미은행이
    먹는다.

    그만큼 새로운 수익원으로 각광받는다.

    <> 프라이빗뱅킹(PB)은 21세기 유망 분야 =거액예금자를 위해 자산운용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PB팀은 앞으로도 꾸준히 각광받을 분야다.

    고객들의 자산운용을 도맡아 해주면서 예금도 유치하고 수수료 수입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민은행과 서울은행은 예금상품에 가입하면 무료로
    보험을 들어주는 "방카슈랑스"(은행-보험 복합상품)상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가입과 동시에 암보험이나 가스안심보험 등을 무료로 가입해 준다.

    한빛은행은 부동산신탁이나 유산신탁등의 비금전신탁업무에 나설 방침이다.

    고객의 돈을 받아 대신 운용한뒤 배당을 돌려주는 금전신탁과 달리 고객의
    부동산이나 유산을 위탁 관리해주고 배당해주는 제도다.

    마찬가지로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데다 은행의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쿨해서' S&P500 사는 게 아니잖아요

      “너희들 말이야. 이거 좀 배웠다고 나중에 선물, 옵션 손대면 안 된다.”복학생 시절이던 2006년 ‘파생금융상품’이라는 수업에서 선물과 옵션에 대해 열강을 이어가던 교수님이 신신당부한 얘기다. 말만 경제학과 학생이지 실전에는 무지렁이인 제자들이 혹시라도 ‘패가망신 직행열차’에 탑승할까 봐 걱정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이런 대안을 제시해 줬다.“S&P500지수는 투자할 만하지. 중간에 떨어지기도 할 텐데 꾸준히 사면 돼. 그러면 돈 벌 거다.”미국 증시의 장기 수익률부터 적립식 투자에서 발생하는 코스트 에버리징 효과까지. 알토란 같은 설명을 다 들어놓고 ‘아, 그렇구나’ 고개만 끄덕이고 넘어갔던 내가 아직도 밉다. 당시 1000을 조금 넘던 S&P500지수, 지금 7000이 코앞이다. 아르바이트한 돈부터 차곡차곡 쌓아갔다면 ‘경제적 자유’에 몇 걸음 가까워지지 않았을까. 은사의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기 시작한 것은 직장인이 되고서도 한참 뒤였다.물론 그때 실행에 옮기려 했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해외 주식 투자 자체가 생소했고,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단도 없었으니 말이다. S&P500지수를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는 당시 국내에 존재하지도 않았다.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S&P500 장기 투자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재테크 입문의 기본 코스로 자리 잡았다.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길게 보고 매달 모아간다는 Z세대 개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은 못 믿어도 ‘슨피(S&P)’는 자신의 노후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꽤 있다.한국은행 총재의 말마따나 ‘쿨

    2. 2

      2025년을 뒤흔든 음모론

      나는 음모론을 좋아한 적이 없다. 하지만 국가적 혹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그 기괴한 가설들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나은 용어가 떠오르지 않는다.100년 뒤의 역사가들은 2025년을 ‘미국 음모론 광풍이 정점에 달했던 해’로 기록할 것이다. 보수 성향의 팟캐스트 진행자 캔디스 오언스는 최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를 살해했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오언스가 갈 데까지 갔다고 생각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상황은 언제나 더 나빠질 수 있다. 지난주 잡지 ‘베니티 페어’에 실린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녀는 JD 밴스 부통령을 가리켜 “지난 10년 동안 음모론자였다”고 언급했다. 성경에도 나오는 음모론나 자신과 소수의 깨어 있는 사람들 외에는 아무도 어둠의 세력을 보지 못한다는 믿음은 정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 구약성서에는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이 아들 요나단에 대해 다윗과 공모해 반란을 꾀한다고 확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울은 모든 반대 증거를 무시하고 나머지 정황을 자신의 이론에 억지로 끼워 맞춘다. 결국 그의 망상은 사제들이 사는 마을 전체를 몰살하라는 명령으로 이어진다.미국 정치사에서 음모가들이 누구인지 대한 음모론이 더 많았다. 프리메이슨, 가톨릭, 유대인 등이 그 대상이었다. 오늘날 음모를 좇는 사고방식은 2001년 9·11 테러와 함께 태동했다. 이른바 ‘9·11 진실 규명론자’들은 당시 테러가 미국 정부에 의해 저질러졌거나, 정부가 알면서도 묵인했다고 믿는다.요즘의 더 기괴하고 틈새를 파고드는 음

    3. 3

      [취재수첩] 말로만 '청년' 외치는 정치권

      “선거 때만 청년, 청년 하는 게 하루 이틀인가요.”최근 만난 한 30대 원외 정치인은 국민의힘의 내년 6·3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 묻자 고개부터 저었다.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테마를 ‘청년’으로 내걸었지만, 큰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앞서 지난 23일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청년가산점제를 지방선거 경선에 도입하는 것을 지도부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35세 이하는 득표율의 60%를, 35~40세 구간은 득표율의 50%를, 40~45세는 득표율의 40%를 청년가산점으로 주겠다는 게 골자다. 청년오디션, 온라인 공천 등 청년을 우대하기 위한 혁신안도 내놨다. 최근 지지율 정체로 고심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대만 국민당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낸 묘안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단장을 맡은 나경원 의원도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자신 있게 제안한다. 청년들이여, 국민의힘에 취업하시라”고 힘을 보탰다.더불어민주당도 전략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만 35세 이하 청년에게 25%, 만 36~40세 청년과 정치 신인에게 20%의 가산점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막상 청년 정치인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일정 비율의 가산점을 주는 수준으로는 인지도 낮은 청년 정치인이 기성 정치인의 벽을 뚫기가 어렵다”며 “압도적인 가점을 주거나 청년 단수 공천을 늘리는 게 청년 입장에선 유일한 동아줄이지만, 기득권이 원치 않는 방안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기성 정당이 선거 때마다 이미지 구축을 위해 ‘청년팔이’만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2대 총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