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은 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유가부양을 위해 4월1일부터 원유생산량을 하루 2백1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현재 배럴당 15달러 안팎인 유가(WTI.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가
올 연말에는 20달러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치솟을 경우 국내유가가 올라 연쇄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고
국제수지 상황도 악화돼 적지않을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또 회복기에 있는 세계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12년만에 최저수준인 유가를 회복시키지 않으면
산유국들이 경제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며 감산에 합의했다.

회의에선 지난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결정한 감산계획(하루 2백10만
배럴)을 그대로 승인했다.

감산은 4월1일부터 시행하며 내년 3월말까지 1년간 적용될 전망이다.

이번 감산에는 이라크를 제외한 11개 OPEC 회원국과 멕시코 노르웨이 오만
등 비OPEC 회원국들이 동시에 참여했다.

국가별로는 산유량이 가장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58만5천배럴, 이란이
26만4천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이번에 줄이기로한 전체 물량은 현재 세계원유생산량의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감산약속을 그대로 이행할 경우 국제유가가 올 연말
배럴달 18-20달러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에는 감산역속이 잘 지켜지지 않았으나 이번엔 산유국들의 감산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강해 약속대로 이행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달 20달러까지 오를 경우 일본 경기둔화에 따른 엔화 약세,
미국의 물가불안을 막기 위한 금리인상 등이 예상돼 세계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감산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OPEC 총회 하루 전인 22일 뉴욕 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물이
배럴당 26센트가 오른 15.50달러에 거래됐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