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신용이 곧 재산이 되는 세상이 됐다.

예전에는 신용카드 대금 등을 한 두달 늦게 내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연체 사실이 있으면 대출 받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돈을 빌린다 해도 남보다
비싼 금리를 물어야 한다.

고객의 신용 점수에 따라 대출여부와 무보증 대출한도액, 금리까지 결정되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개인들도 그만큼 자신의신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2월부터는 빚이 많은 사람은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훨씬 까다롭
게 됐다.

이른바 개인의 채무내역을 상세히 기록한 부채내역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월부터는 은행에서 1천만원 이상 빌린 대출정보를 모든 금융기관이 공유하
게 된다.

은행 빚이 많으면 그만큼 다른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힘들게 됐다.

올 7월부턴 세금 체납여부도 은행 대출 심사때 반영될 전망이다.

<>이제부터 신용관리를 시작하라

회사원 이상철(35)씨는 신용을 잘 관리한 덕분에 최근 은행에서 손쉽게
빌릴 수 있었다.

갑자기 1천만원이 필요해졌던 그는 혹시나하는 생각에 거래하는 은행을
찾았다가 그 날로 고민을 속시원히 해결했다.

1천만원을 담보나 별도의 보증인없이 빌릴 수 있었다.

대출 금리도 다른 대출보다 낮았다.

이유를 알아봤더니 모두가 그동안 쌓아둔 거래실적(신용)때문이었다.

<>최근 3개월간의 예금 평균잔액 <>거래기간 <>보험료 전화요금 등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 <>급여이체 <>신용카드 6개월 이용실적 등을 감안해 계산된
신용 점수가 높았던 것.

또 은행연합회 신용정보망을 조회하니 신용카드 사용대금.대출금 연체
사실이 한번도 없었던 것도 이번 신용대출을 받을 때 큰 도움을 줬다.

이처럼 개인들도 신용만 좋으면 은행창구에서 언제든지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신용도를 높이려면 <>대출원리금 신용카드 할부금 공과금 등의
납부를 철저히 하며 <>주소가 바뀔 때 은행이나 카드사 등에 이를 통보해
연락두절로 인한 불이익이 없게 하고 <>주거래은행을 정해 모든 은행거래를
집중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함께 자신의 신용정보를 평소에 챙겨두는 것도 필요하다.

거래 은행이나 카드사 등에 연체 사실이 없는 지를 확인할 수도 있다.

한국신용평가정보를 활용하면 전체 정보를 한 번에 알 수도 있다.

이 회사는 금융기관및 대형 유통업체에만 제공했던 신용정보를 개인과
중소사업자에게도 알려주고 있다.

자동응답서비스(02-3771-1004)를 이용하면 전화 한 통화로 본인및 거래
고객의 신용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불량거래및 신용거래 내용 등을 알려준다.

유료서비스로 개인신용증명서를 발급하는 데는 2천원이 필요하다.

또 뜻하지않게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경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센터를
찾으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는 게 좋다.

금융 거래때 피해를 본 사람의 민원을 우편 팩스 전화로 접수받아 해결방안
을 알려준다.

직접 방문해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02-3786-8540~43)외에 부산(051-240-3925~26) 대구(053-429-0402~3)
광주(062-220-1604~5) 대전(042-220-1233~4) 등 4개 도시에 있는 금융감독원
지원을 찾아도 된다.

<>금융기관끼리는 개인 대출정보를 공유한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조만간 "금융기관의 신용정보 교환 및 관리규약"을
개정해 신용정보 공동망에 등록하는 개인대출 내역을 2천만원이상에서
1천만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공동망에 가입한 모든 금융기관은 4월부터 한 은행에서 1천만원
이상을 빌린 개인대출자 명단과 부채내역을 단말기를 통해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한 은행에서 1천만원 이상을 빌린 대출고객은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돈을 빌리는 게 지금보다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예를들어 1천만원의 은행 부채를 갖고있는 고객이 다른 은행에서 2천만원을
새로 대출받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은행과 마찬가지로 2천만원이상의 대출만 신용정보 공동망에 올리고
있는 보험사 종금사 카드사 등도 조만간 은행권 수준으로 등록 기준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대출을 받을 때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한 부채내역서를 제대로
기재하지 않으면 4월부터는 대출 조기회수 등의 제재를 받게된다.

<>사실상 모든 금융거래 내역이 공개돼있다

금융기관의 신용관리가 엄격해지면서 대출은 물론 빚보증이 많아도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진다.

은행들은 이미 빚보증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
대출때 상당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

또 고의든 과실이든 각종 신용거래에 의한 결제대금을 연체하는 경우도
신용에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금융권은 물론 백화점 자동차및 가전회사 정보통신업체 등 신용거래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기관들은 대출 구매 사용대금 등을 연체한 불량거래자를
신용정보회사에 통보함으로써 정보를 공유한다.

한번 등록된 불량거래 내역은 향후 대출금을 갚더라도 연체기관과 금액에
따라 2~3년간 기록이 남는다.

이와함께 최근들어서는 뜻하지 않게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신분증 등을 분실한 사람이 명의를 도용당해 피해를 입는 경우다.

이때도 억울하지만 일차적인 책임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