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라도 가서 생선을 사오겠습니다"

한.일어업협정의 여파로 생선 품귀현상이 일어나자 대형 수퍼마켓과 백화점
바이어들이 판매물량 확보를 위해 해외로 뛰고 있다.

유통업계는 특히 냉동생선 비축물량이 고갈되고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을께면 가격폭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신규공급선 개척에 총력을 쏟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스토어는 베트남 등 동중국 해역의 국가에서
오징어 조기 갈치 등을 직접 수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지에 수산물
바이어를 급파하기로 했다.

한화의 김성철 과장은 "현재 수입생선의 대부분이 중국산이지만 국내 업계의
경쟁으로 현지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며 "동중국 해역의 수산물을 직수입하는
게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과장은"바닷물이 따뜻한 인도네시아 근해와 달리 베트남연안은 남해안과
수질이 비슷해 우량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이라고 밝혔다.

LG수퍼마켓도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수산물의 공급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는 타업체들에 대한 경쟁우위를 유지할수 없다고 판단,
해외 직수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산물을 공급하는 수입상사 및 중도매인들과 적극적인 유대관계
를 맺어나갈 방침이다.

LG의 수산물 바이어 허열호 차장은 "지금까지는 자금부담 때문에 도매상
위주의 구매정책을 폈으나 금리하락으로 자체수입 여력이 커졌다"며" 해외
직거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어들의 생선확보전쟁은 당장 외국산 수산물의 수입이 급증한데서도
확인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1~2월중 수입된 외국산 수산물은 7만6천4백79t
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8천3백4t보다 4백18%나 늘어났다.

그러나 이에 편승해 현지상인들의 가격횡포도 심해지고 있다고 수입업자들은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어업협정에 대비해 비축물량을 늘려야 했으나사전대책이
미흡해 유통업계가 애를 먹고 있다"며 "수입생선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안정적인 물량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