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C업계가 수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지난해는 한국 PC산업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기록될만한 한해였다.

국내 PC업계는 지난해 거센 "IMF 한파"를 물리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세계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98년 가을이후 PC업계가 끌어낸 수출성과는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완제품 PC와 함께 모니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CD롬
등 주변기기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선도업체로 자리를 굳혔다.

삼보컴퓨터 대우통신은 다양한 가격대의 PC를 전략상품으로 개발해 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8만대의 데스크톱과 노트북PC를 수출한데 이어 올해는
50만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

LG전자는 세계적 PC업체에 완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노트북과 데스크톱 PC를 대량으로 내보내고 있다.

97년 국내 PC사업을 LG-IBM으로 이관한 뒤 수출도 PC 완제품보다 모니터에
치중해 왔으나 최근 PC 완제품 수출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올해 LG전자의 PC 수출대수는 1백5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삼보컴퓨터는 세계시장의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 시의성있는 제품으로 큰
성과를 올렸다.

삼보컴퓨터는 모니터전문업체 코리아데이타씨스템즈(KDS)와 미국에 합작
판매법인 이머신즈를 설립하고 지난해 10월부터 4백99달러와 5백99달러짜리
초저가 PC(e-타워)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98년 연말까지 20만대나 팔렸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ZD마켓 인텔리전스"는 이머신즈가 98년 12월 미국
PC 소매시장의 5.9%를 점유, 6위업체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삼보컴퓨터는 올해 PC 수출대수를 2백만대로 잡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설비를 늘려 연간 3백만대까지 생산할수 있게 됐다"면서
"올해부터는 e-타워뿐 아니라 e-노트 e-스테이션 등 중고가 제품을 다양하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통신은 지난해 97년보다 4배이상 많은 26만대의 PC를 수출했다.

대우통신은 미국의 공공부문 PC공급자격인 NSTL 인증을 획득해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집중 공략했으며 유럽등지에도 폭넓은 시장을 갖고 있다.

또 5백달러대의 초저가 PC를 수출용 모델로 개발해 올초부터 미국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PC업체들이 이같은 성과를 올린 원동력은 철저한 해외시장 분석과
효과적인 마케팅이었다.

어떤 제품이 해외시장에 맞는지를 연구해 전략상품을 개발하는가 하면
모니터업체와 연계,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공동목표를 이뤄 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노력뿐 아니라 "세계시장에 먹혀드는 상품"이 무엇
인지를 따져 한길로 매진해 커다란 결실을 얻은 것이다.

98년 국내 업계의 PC 완제품 수출 규모는 80만대 6억2천만달러.

산업연구원(KIET)은 99년 PC와 주변기기 수출이 98년보다 15%가량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10개 수출주도 업종(총 수출의 67% 차지)의 평균 수출
증가율 5.6%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