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가격의 급등으로 국내 휘발유값이 또 들먹거리고 있다.

정유회사들은 다음달엔 최소한 리터당 25~30원 가량 올리는 것이 불가피
하다고 본다.

국제유가 움직임과 향후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Q) 휘발유값이 또 오른다는데.

A)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생산량을 줄이는 바람에 국제유가가 이달초 20%
이상 뛰었다.

수입시차를 감안할 때 현재의 국제원유가격 인상요인이 오는 5월부터 국내
기름값에 본격 반영된다.

현재 리터당 1천1백70원선인 휘발유가격이 5월엔 1백원 가량 비싼
1천2백70원 안팎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정유업체들은 유가인상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우선
다음달 1일부터 휘발유값을 리터당 25~30원, 경유는 리터당 40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유가는 얼마나 오르나.

Q) 국내 휘발유값은 생산원가 기준으로 14원, 세금을 포함하면 20원 정도
오른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지난 1월 평균 배럴당 10달러70센트(두바이산 기준)인 국제유가가
15달러선으로 뛰면 국내 휘발유값은 리터당 1백원 가량의 인상요인이 생긴다.

Q) 기름값 외에 다른 경제부문에 끼치는 영향은.

A) 기름값의 인상은 2차적으로 공산품 등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물가지수가 0.11%포인트 오른다는 정부의 통계가 나와 있다.

원유도입자금이 늘어나 국제수지에선 8억7천만달러 추가부담이 생긴다.

Q) 국내유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A) 국내유가는 과거 정부가 최고가격을 고시하던 것을 94년의 유가연동제를
거쳐 97년1월부터 완전 자유화됐다.

정유사와 주유소들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

Q) 산유국의 감산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A)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2백만배럴을 감산하자는 원칙은 합의했다.

23일 OPCE(석유수출국기구) 회의에서 형식적인 승인절차만 남겨 놓았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58만5천배럴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하는 등
구체적 10여개 산유국이 구체적인 감산계획을 발표했다.

사우디의 감축이후 생산량은 90년 걸프전 이후 최저수준이다.

Q) 감산이행 가능성은.

A) 현재로서는 상당히 높다.

어느 때보다 산유국이 힘을 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양돼 있다.

반면 아직은 두고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작년에도 감산하기로 했다가 지켜지지 않아서다.

일부 국가에선 말로만 감산을 외치고 실제로는 생산량을 더 늘리기도 했다.

산유국들의 내부 결속력이 문제다.

Q) 왜 감산을 추진하나.

A) 산유국들의 경제난 때문이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작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2%인 1백50억달러.

당초 예상치인 48억달러의 3배정도 된다.

이란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여 있다.

여기다가 헤지펀드들마저 끼어들어 사정을 악화일로다.

결국 유가를 올려 수입을 늘리는 것외엔 대안이 없는 셈이다.

Q) 국제유가는 어떻게 결정되나.

A) 세계 석유의 수급상황에 의해 결정된다.

현물원유가격과 1년이상의 장기계약원유가격으로 구분된다.

현물원유가격은 시황에 따라 판매자와 구매자가 협상해 결정하는데 매일
플래츠(Platt"s) 등 석유가격정보지에 발표된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