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라이벌 경쟁이 뜨겁다.

두 은행은 예전부터도 상대방의 동향에 유난히 신경써 왔다.

비록 주택은행이 주택금융에 특화돼 있는 은행이지만 모두 소매금융 전담
은행으로서 고객기반이 같아서다.

게다가 은행규모나 경영성적표도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요즘들어선 경쟁양상이 더하다.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가계자금대출시장에서 격전을 치르는가 하면 주가를 놓고도 티격태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5일 여의도에서 약80명의 펀드매니저를 모아놓고 은행장이
직접 IR(기업설명회)를 실시한다.

여기에는 임원 부서장등 25명의 국민은행 경영진이 총출동한다.

국민은행의 주가는 현재 1만1천8백원.

주택은행 주가(2만6천5백50원)의 절반도 안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훨씬 수익을 많이 내는데 주가가 두배나
차이나다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주가를 끌어올리기위해 앞으로 해외로드쇼(투자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가계대출시장에서의 경쟁은 마치 불을 뿜는 것 같다.

국민은행은 최근 앤더슨컨설팅을 통해 주택금융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주택금융의 수익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왔기 때문.

주택은행은 뒤질세라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없애고 대출기간을 33년으로
늘리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주택금융 분야에서 쌓아놓은 우리의 아성을 아무도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연초엔 주택은행이 최고 5천만원까지 무보증 신용 대출해 주는 제도를 시행
했다.

국민은행은 대출금을 연금으로 타는 이색상품을 개발, 이에 맞섰다.

이 은행은 이것도 부족하다고 판단, 대출금 상환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설계하는 상품을 만들고 있다.

새로운 사업분야 진출에 있어서도 두 은행은 충돌하고 있다.

대표적인게 수익증권 판매분야다.

주택은행은 올해초 국민투신 상무로 있던 홍휘식씨 등 5명의 전문가를 전격
영입, 현재까지 1조원의 수익증권 판매실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에 대응,국민은행은 동원증권 이사 출신의 조안석씨를 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6명의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했다.

국민은행은 4월1일 수익증권 시장에 본격 가세한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