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억원대에 이르는 국보급 문화재 2백여점을 도굴 또는 절도한 뒤
암거래를 해온 일당 9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형사5부(김용진 부장검사)는 20일 전문도굴범 김만태(42)씨와
골동품 판매상 박종권(49)씨등 6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등 혐의로 구속
했다.

또 오석재(51.문화재 매매범)씨를 불구속기소했다.

또 도굴범 이모씨(52)등 2명을 전국에 수배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기림사 석가모니 불상 복장유물인 불경과 금니천룡
탱화등 국보급 문화재 30여점을 포함,신라시대 금관,금팔찌와 이조백자
등 도자기 1백여점을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 경북 안동시 과수원에서 도굴한
분청사기상감매병 1점을 2백만원에 판매한 것을 비롯,96년부터 지난
1월까지 고려청자 24점과 이조백자 15점등 시가 2천7백만원치의 골동품
을 밀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97년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고려청자 주전자 1점을 5천만원에
판매한 것을 비롯,이조백자 35점(싯가 2억2천여만원)을 판매한 혐의다.

또 구속된 손수석씨는 지난 97년 3월 경북 경주시의 기림사에 봉안된
보물 958호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안에 보관된 금니천룡탱화등 12점의
보물급 문화재를 도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씨는 또 97년 1월 절취된 충북 보은군의 문충공 이익재선생의 영정
을 불법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수사결과 이들은 지명수배된 이모씨로부터 풍수지리 등으로 묘자리
를 찾아내는 방법과 매장문화재 도굴방법을 배운 뒤 본격적으로 도굴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과 안목
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급"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고분이나 사찰 사당에 보관돼있는 문화재들은 경우에 따라
수억원에 이르는 경우가 많음에도 경비가 허술해 사실상 도굴을 방치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들이 빼돌린 문화재중 상당수는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판매조직에 대한 추적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심기 기자 sg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