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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쥐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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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이 미친 코끼리에 쫓겨 덩굴을 타고 우물 속으로 내려갔으나,
    바닥에는 독사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다시 오르려 해도 코끼리가 입구에 있어,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였다.

    의지할 것이라곤 잡고있는 덩굴뿐이었다.

    이것을 흰쥐 한마리와 검은 쥐 한마리가 나타나서 머리위에서 갉기
    시작했다.

    이 절대절명의 순간에 그러나 그는 벌집에서 흐르는 꿀의 단맛에 취해
    있었다.

    불교 경전의 하나인 아함경에 나오는 설화로 인생을 비유한 것이다.

    코끼리는 인간의 업고요, 독사는 무간 지옥이며, 덩굴은 인간의 삶이다.

    꿀은 탐, 진, 치 등 삼독이다.

    그리고 흰 쥐는 낮, 검은 쥐는 밤이다.

    불교에서는 쥐를 시간의 상징으로 봤으나 쥐에대한 이미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안좋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작고 하찮고 약삭빠르고 남의 것을 슬쩍하는
    등 이미지가 부정적이다.

    배짱이 없는 겁쟁이를 서담, 작은 사람을 쥐 불알 만하다며 낮추어서
    서배라 했고, 식견이 좁은 자를 서목, 하찮고 보잘 것없는 재간을 서기,
    좀도둑을 서절, 도둑질한 물건을 서화라 표현하기도 했다.

    서양에서는 쥐(rat)가 페스트 등 전염병을 옮기고, 이빨로 갉는 습성
    때문인지 파괴와 부정을 상징한다.

    그래서 "rat"이란 단어에는 비겁자, 변절자, 배신자, 파업불참자, 경찰의
    끄나풀, 조합협정보다 낮은 임금으로 일하는 노동자 등의 뜻도 있다.

    그러나 쥐는 번식력이 강한데다가 인간과 같이 젖먹이 동물이라는 점 때문에
    오늘날 과학기술분야에서 신약개발 등 실험용으로 많이 쓰인다.

    그런데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쥐가 아기 출산에까지 이용됐다 해서 화제다.

    불임 남성의 미숙성 정자를 쥐의 정자집에 넣어 자라게 한후 부인의 자궁에
    이식, 신생아를 출산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아기를 못 갖는 사람의 아품을 이해한다지만, 쥐를 활용한 출산을 놓고
    "아버지의 경계"가 어디까지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욕심을 어디까지 채워줄 수 있을지 정말이지 두렵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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