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J 한경 여성채용박람회는 최악의 실업난을 반영,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실업자 2백만시대의 한국의 자화상이랄 수 있다.

사실 실업문제는 심각하다.

2분기 이전에 실업자가 2백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지
오래다.

여성들의 실업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신규채용의 문은 남성보다 훨신 좁다.

더구나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감원대상 우선 순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OMJ 여성채용박람회는 우리
노동사에서 큰 획을 긋을 역사적인 사건이랄 수 있다.

여성만을 채용하는 박람회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1천5백명이라는 대규모 채용이다.

통계청과 노동부가 발표한 여성실업자수는 올해 1월말 현재 59만명, 실업률
은 7.2%. 남성의 실업자수 1백17만3천명, 실업률 9.4%에 비해 낮은 수치다.

공식적인 통계만을 놓고 볼 때 여성의 실업난은 남성에 비해 훨씬 덜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최근 작성한 "여성실업의 현황과 대책방향"이란 자료에
따르면 구직을 포기한 실망실업자를 포함하면 여성실업자수는 1백7만6천명에
이른다.

공식적인 통계보다 무려 81%나 많은 수치다.

여성개발원의 김태홍박사는 "여성은 쉽게 구직을 포기하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숨겨진 실업자"가 훨씬 많다"며 "대학졸업자나 일반 기업의 노동시장
을 살펴봐도 여성들이 취업에 훨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 말했다.

절대적인 수치외에 여성취업자의 구조를 봐도 마찬가지다.

여성취업자들은 주로 상용직 사무직에서 크게 감소하고 있어 구조조정을
당할 경우 여성들이 우선순위대상이 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올해 1월 여성의 상용직 감소 비율은 13.7%인데 비해 남성은 11.0%였다.

노동부 관계자는 "여성들의 경우 일자리가 늘어나도 상용직보다는 임시직
파트타이머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용형태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여성 고실업은 국가경쟁력에 치명적인 결함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인구는 2천3백1만명으로 전체인구 4천6백29만명의
49.7%로 거의 절반이다.

싱가포르, 홍콩의 전체인구 3백4만명, 6백18만명보다 더 많은 인구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성 1인당 외화획득률은 이들 나라의 8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수준이 떨어진다.

우리나라 여성 8명이 일해야 우리의 경쟁국 여성 1명이 벌어들이는 외화와
비슷하다는 말이다.

이런 상태로 가면 국제경쟁력은 나날이 떨어질수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흙속에 묻힌 진주인 우수 여성인력들을 일터에서 뛰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산업디자인, 관광, 문화, 정보통신 등 여성들의 감수성과 창의력을
발휘할수 있는 신서비스산업분야다.

이런 점에서 이번 OMJ 여성 채용박람회는 여성취업의 문을 활짝 열어
젖히는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