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사무국 업무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새로운 조사과제를 발굴하느라 직원들끼리 영역조정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팀장들은 올해 자기 팀의 주력사업을 다시 확정짓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완결 직전의 보고서를 다시 손보는 이들도 많이 늘었다.

기존 건의들을 묶어 "현안과 과제"라는 이름으로 내는 보고서는 전량 폐기
한다는 새 방침 때문이다.

대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제목과 내용으로 보고서를 내야한다.

이를 위해 공급자 위주로 꾸며져 인기가 없었던 인터넷홈페이지도 수요자
중심으로 다시 꾸미기로 했다.

마치 민간경제연구소를 방불케하는 변화다.

전경련의 이런 움직임은 이번 인사에서 총괄 전무로 사실상 사무국을
장악하게 된 유한수 전무가 주도하고 있다.

유 전무는 최근 직원들과 잇달아 회식을 갖고 "민간경제소를 능가하는
싱크탱크가 되려면 직원들이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와 관계된 이유가 있다면 출퇴근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근무해도 좋다고 약속했다.

대신 임직원 각자가 연구 및 조사 계획을 세부 실행계획까지 담아 보고하고
연내에 최소 1권 이상 저서를 낼 것을 주문했다.

연봉 평가 때도 "근무 태도" 보다는 "연구.조사 실적"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변화는 시작됐지만 "경쟁하는 사무국"으로 만들겠다는 임원진의 의지가
어떻게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