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술투자는 규모면에선 경쟁국인 타이완 싱가포르 등을 압도하고
있으나 실제 기술경쟁력은 이들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산업자원부가 최근 입수한 세계적 국제경쟁력 평가기관인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는 90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씩 증가, 지난 97년에는 1백22억달러
에 달했다.

이는 선진국인 미국(1천846억달러), 일본(1천531억달러), 독일(536억
달러), 프랑스(356억달러), 영국(226억달러), 이탈리아(136억달러)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아시아권의 경쟁국인 타이완의 50억달러(13위), 싱가포르의 13억달러
(25위)를 크게 웃돌고있다.

그러나 한국의 실제 기술경쟁력은 세계 28위로 대만의 7위, 싱가포르의
13위에도 한참 뒤떨어져 있다.

선진국 수준의 대규모 연구.개발투자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술경쟁력이
이 지경인 것은 정부와 기업, 학계, 연구소 등 기술개발 주체들간의 협력
체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기술이전과 사업화에 문제가 많아 연구생산성이 극히 낮은 것이
결정적인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자부는 이에 따라 같은 기술에 대한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하고 지역기술혁신센터(TIC)를 산업기술단지와 연계 운영하는
등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구학 기자 cg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