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칩시장이 미국 퀄컴의 독점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퀄컴의 경쟁회사인 미국 DSP사 조셉 펄사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휴관계에 있는 SK텔레텍 외에도 여러 업체들과 CDMA칩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펄 사장은 이에따라 "조만간 DSP가 개발한 차세대 칩 IS 95-B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IS 95-B 모델은 퀄컴이 최근 개발한 MSM-3000 모델을 겨냥해 내놓은 칩으로
이동전화에 장착할 경우 통화대기시간이 지금까지 나온 칩중에서 가장 긴
1백50시간에 이른다고 펄사장은 강조했다.

이 칩은 또 기존 모델보다 가볍고 작으며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고 설명
했다.

DSP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동전화 칩 제조업체로 현재 일본
이스라엘 등에 CDMA, TDMA(시분할다중접속) 칩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CDMA시장의 70%, 개인휴대통신(PDC)시장의 25-30%를 차지해
퀄컴을 앞서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해부터 SK텔레텍의 셀룰러폰인 "스카이"에 CDMA칩을 공급하고
있다.

펄 사장은 "한국은 세계 최대 CDMA시장의 하나로 DSP사의 세계화전략에
중요한 지역"이라며 "칩 공급뿐만 아니라 IMT-2000 등 차세대 이동전화
표준을 공동으로 마련하기 위한 협력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동전화 CDMA칩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퀄컴이 로열티 문제
등으로 국내 기업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점을 감안, 퀄컴과는 다른 방식
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라는게 펄 사장의 설명이다.

펄 사장은 이와함께 "주파수변환에 쓰이는 RF칩 등 소형 부품을 한국에서
공동 생산할 중소기업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DSP사는 매출액의 12%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차세대 칩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품의 품질수준이나 서비스 만족도에서 경쟁사를
앞선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DSP사는 지난해 일본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전년도보다 61% 늘어난
1억3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5일자 ).